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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Sep 09. 2021

슬기로운 의사생활 #9

시즌2

응급의학과  

흉부외과와 외과 수술이 필요한 교통사고 응급환자가 온다. 응급의학과 교수가 직접 흉관 삽관을 하며 응급 처치를 하고, 초음파 검사를 하며 상태를 파악한다. 마침 당직인 흉부외과 김준완 교수와 외과 이익준 교수가 수술을 함께 하며 환자를 무사히 살려낸다. 이후 흉부외과로 입원하여 치료를 받는데 환자, 보호자는 수술을 한 외과와 흉부외과 의사만을 기억하고 고마워한다. 응급실에서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왔기 때문에 기억이 없다.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는 환자 상태가 궁금해서 경과를 보고자 병실에도 찾아가 보지만, 응급의학과에서는 뭘 했는지도 모르는 그런 환자 보호자에게 실망하고 울적한 감정을 호소하기도 한다. 우리 주위에도 동료들을 보면 특히 1,2년 차 때 이런 고민을 많이 겪는 것 같지만, 고년차가 되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되면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렇게 무수한 경험을 하며 성장하는 것 같다.


김준완 교수도 가장 중요했던 순간을 하나 고르라면 응급실에 실려온 그 순간이라고 말했을 만큼 응급환자에게는 골든타임이 있다. 무엇보다 먼저 환자를 살려놔야 한다. 빠른 판단으로 필요한 처치와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한 전문 과목에 협진을 요청해야 한다. 여러 환자가 밀려오는 응급실에서는 1분 1초 매 순간 판단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물론, 드라마처럼 응급의학과에서 흉관 삽관과 초음파 등 교수가 직접 하는 경우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 현실에서는 병원마다 응급의학과에서 담당하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트라우마 환자가 많이 오는 곳은 외상외과가 따로 있어서 주로 그곳에서 처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중증환자들이 많이 오는 권역외상센터, 중증외상센터 등 국가에서 지정하여 전문적으로 다루도록 되어있다.


9화에서는 특히 주인공으로 나오는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이외에도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다른 전문 영역도 보여준다. 이처럼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는 수술하는 의사만 존재해서는 안되고, 병원에 들어와서 나가기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많은 의사들을 거쳐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한 번쯤 알아야 하지 않을까.



영상의학과

이익준 교수가 간이식 수술을 하다가 학회로 출장 가고 있는 영상의학과 교수에게 부탁을 해서 다시 돌아오고 (이것은 드라마니까 가능..) 수술실에서 수술 중에 직접 초음파로 확인하기도 한다. 영상의학과는 의사들에게 너무나 익숙하면서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영역인데 시청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참고로, 우리 외과 선생님 에피소드를 하나 공유해본다. 본과 4학년 때 영상의학과 실습을 돌고 있는데,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교수님께 이렇게 질문했다고 한다.


“영상 판독만 하고, 환자와 보호자를 직접 대면할 일이 없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나 보호자에게 감사인사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위치인데.. 아쉽다거나 실망스럽지는 않으신가요?”


“선생은 고맙다는 말을 들으려고 의사를 하나?

 나는 그런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우리 사회가 의사에게 과한 사명감과 도덕성을 요구하면서도 반대로 의사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꼭 환자들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우리가 의사를 하고 있는 것을 아닐 텐데 말이다.


물론, 칭찬과 감사에는 기분이 좋고 뿌듯할  있다. 하지만, 누구한테 인정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의사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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