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16일 토요일 날씨 맑음
집에 있기 심심했던지 딸아이는 갑자기 산에 가자고 했다.
산에 가자고 하면 대개 귀찮다는 반응을 보이던 아이였는데 의외였다.
거위벌레를 잡고 싶다고 했다.
<거미 아저씨네 피자 가게>라는 책을 좋아하는데 거기 나오는 거위벌레가 궁금하단다.
요 책이다.
글을 쓰신 나은희 작가님과 그림을 그린 강우근 작가님은 부부다.
가족이 '붉나무'라는 이름으로 책을 만들기도 하는데
<열두 달 자연 놀이> <사계절 생태놀이>라는 책도 붉나무의 작품. 우리 집에 있다.
두 책은 아주 유용하게 보고 있다. 감사합니다~
<거미 아저씨네 피자가게>는 남편이 지인에게 받아온 책이다.
지인에게 받은 책이 많고, 도서관도 종종 다녀서 내가 따로 사준 아이 책은 몇 권 없다.
책이 널리고 널리 세상이라 내가 자란 80년대와는 비교 불가능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고 거위벌레의 실물을 보고 싶어졌나 보다.
하긴 나도 도토리거위벌레는 많이 봤어도 거위벌레를 실제로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잠자리채 들고 곤충채집통 챙겨서 집 근처 봉제산으로 갔다.
결론. 거위벌레는 보지도 잡지도 못했다.
대신 산에서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와 꼬리거미를 잡았다.
집으로 오는 길에 배추흰나비도 한 마리 잡았고.
산이나 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해충으로 분류된다.
옹기종기 모여있는걸 보니 저기가 핫플레이스인가보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을 가져와보겠다.
성충은 이렇게 생겼다.
역시나 같은 출처. 약충, 그러니까 어린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는 개미처럼 생겼다.
흔해서 요즘 시기에 만만하게 잡을 수 있는 곤충이다.
거미줄 같이 가느다란 줄에 매달려있던 곤충 알도 발견
어떤 곤충의 알인지 모르겠다. 사진만 찍고 놔두고 왔다.
봉제산 근린공원 놀이터에서 긴호랑거미 약충도 발견
거미줄에 저렇게 지그재그 무늬도 만든다.
7월 첫 주에 발견했으면 잡아다가 수업 보조교재로 쓰고 놓아줬을 텐데, 아쉽구나.
산에서 아주 특이한 곤충을 잡았다.
처음에는 대벌레 약충을 발견한 줄 알고 아싸를 외치며 잡았다.
집에 와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좀 이상했다.
더듬이 끝부분이 불룩하고 결정적으로 다리가 8개였다.
즉 거미였다. 더듬이라고 생각한 부분은 더듬이다리였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얇은 줄을 만들어서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게 거미가 확실했다.
핸드폰 사진으로는 선명하게 찍기가 어려웠다. 이해해주시길.
듣지도 보지도 못한 거미여서 열심히 구글링을 한 결과 이 녀석의 정체를 밝혀냈다
바로바로 꼬리거미.
이렇게 생긴 거미가 있을 거라 생각도 못했는데 횡재한 기분이었다.
허나, 꼬리거미는 흔하니 누구나 자세히 주변을 관찰하면 한두 마리는 보게 될 것이다.
아이는 신나서 꼬리거미를 들고 어린이집으로 갔고, 오후에 하원하면서 공원에 놓아주었다.
아이는 꼬리거미를 키우고 싶어 했지만 문제는 먹이.
이 엄마는 거미에게 신선한 먹이를 제공할 자신이 없단다.
인간의 삼시세끼도 지겨운데 곤충의 끼니까지 챙길 기력이 없다.
그래서 빠이빠이.
비록 이날 거위벌레를 보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절지동물을 만나게 되었다.
아무래도 거미 도감도 하나 사야 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