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뒤돌아 앉은 채 등을 대었다.
맞닿은 건가? 내가 너무 밀어내나?
맞닿은 것보단 가까이, 그리고 밀지 말기
밀어낸 것보단 멀게, 그리고 대기
그렇게 다시, 다시, 다시
"조금 더 대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살짝 밀듯이 기대었다.
"생각한 것보다 뼈가 튀어나온 것 같아요."
그는 살짝 자신의 등을 포개다가 이내 또 맞닿듯이 거리를 두었다.
더 이상 아무 말 도 하지 않은 채 온전히 서로 대지 못한 그 상태로 시간을 보냈다.
분명히 그 사람의 얼굴, 표정, 몸짓, 말투 다 수 없이 들었는데 다르게 보였다.
못 보던 그 사람의 모습이 등과 등이 겹쳐진 그 사이로 전해졌다.
생각보다 강하지 않구나.
생각보다 겁이 많구나 서툴구나
나한테 관심이 없구나
다시 또 네가 아닌 나만 보는 내가 웃겨서 웃음이 났다.
등에, 뒷모습에 많은 게 담겨 있다.
다시 그 등에 댄다면 조금 더 잘 읽어볼 수 있을까?
등을 떼고 나니 참 나를 따뜻하게 해 주었던 온기만 남는다.
다음엔 등만 대지 않고 너의 눈을 보고 꼭 안아줄게.
그렇게 안기고 싶다. 날이 좀 추워졌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