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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준 Nov 29. 2024

서로 뒤돌아 앉은 채 등을 대었다.

맞닿은 건가? 내가 너무 밀어내나? 

맞닿은 것보단 가까이, 그리고 밀지 말기

밀어낸 것보단 멀게, 그리고 대기

그렇게 다시, 다시, 다시


"조금 더 대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살짝 밀듯이 기대었다.

"생각한 것보다 뼈가 튀어나온 것 같아요."

그는 살짝 자신의 등을 포개다가 이내 또 맞닿듯이 거리를 두었다.


더 이상 아무 말 도 하지 않은 채 온전히 서로 대지 못한 그 상태로 시간을 보냈다.

분명히 그 사람의 얼굴, 표정, 몸짓, 말투 다 수 없이 들었는데 다르게 보였다.

못 보던 그 사람의 모습이 등과 등이 겹쳐진 그 사이로 전해졌다.


생각보다 강하지 않구나.

생각보다 겁이 많구나 서툴구나

나한테 관심이 없구나

다시 또 네가 아닌 나만 보는 내가 웃겨서 웃음이 났다.


등에, 뒷모습에 많은 게 담겨 있다.

다시 그 등에 댄다면 조금 더 잘 읽어볼 수 있을까?

등을 떼고 나니 참 나를 따뜻하게 해 주었던 온기만 남는다. 


다음엔 등만 대지 않고 너의 눈을 보고 꼭 안아줄게.

그렇게 안기고 싶다. 날이 좀 추워졌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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