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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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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찬호 Oct 13. 2020

<돈플릭스 2>: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믿어주는 것의 힘

<돈플릭스 2> 4회 / 영화 <끈>의 일부

   <돈플릭스 1>은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이하 서프라이즈)> 배우들의 팬미팅을 개최해 시청자들이 ‘서프라이즈 그 사람?’으로 통했던 배우들의 존재를 오롯이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돈플릭스 2>는 정형돈이 극본을 쓰고 박성광이 연출을 맡은 영화 <끈>에 서프라이즈 배우들을 참여시키는 ‘영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동안 재연 배우라고 무시당했던 서프라이즈 배우들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영화를 촬영하기에 앞서 <돈플릭스 2>는 배우들이 연기를 점검받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리하여 배우들은 영화감독 앞에서 자신이 해석한 대로 영화 속 캐릭터를 연기하고 피드백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평가는 냉정했다. 감독은 인물의 감정이 전달되기보다 배우가 두드러졌으며, 각자의 대사를 소화하기 급급해 상대 배우의 연기를 받아주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배우들은 캐릭터를 과장해서 표현했던 옛 방식에서 벗어나 담담하더라도 영화 속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려 노력해야 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감독과의 미팅 이후에도 큰 진전이 없어 보였다. 에피소드 중간에 배우들이 연기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역시 오랜 기간에 걸쳐 익숙해진 연기의 틀을 벗어던지기란 힘든 일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영화 <끈> 속에서 배우들은 톤과 감정 등 모든 측면에서 <서프라이즈>에서 연기할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들이 '재연 배우'라는 타이틀을 떼기 위해 노력한 십여 년의 세월이 무색할 만큼 단기간에 놀라울 정도로 변화한 모습이었다.  

   나는 변화를 만들어낸 힘이 대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단순히 배우들의 노력이라고만 답하기엔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들이 다양한 배역을 맡기 위해 그동안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나는 이순재 배우가 연기 멘토로 등장한 에피소드에서 그 답을 찾았다. 

                  누군가가 나를 믿고 응원해준다는 것

   이것이 배우들의 변화를 만들어낸 핵심이었다. 지난 시간동안 서프라이즈 배우들은 연기를 하면서도 ‘내가 연기를 잘못 이해하는 걸까? 연기는 나의 길이 아닌 걸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고 했다. 이에 이순재 배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하루에 70개 가까운 신을 소화해야 하는 재연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틀렸어. 연기 다시 해봐!’라는 말을 별로 들어본 적이 없을 거야. 본인들이 더욱 고민해서 역할을 창조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다들 기본 조건은 갖춰져 있잖아. 충분한 시간과 환경이 받쳐주면 얼마든지 잘 해낼 수 있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은 늘 불안한 법이다. 그래서 오히려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일희일비하게 되는 탓에 자신이 원래 가고자 했던 방향조차 잊어버리기에 십상이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너만의 문제가 아니니 자책하지 마렴. 잘하고 있으니 우리 함께 조금 더 노력해보자.”와 같은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이 영화 제작 발표회에서 <돈플릭스 2>의 영화 프로젝트를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배우들에게 시즌 2는 무엇이 그토록 특별했을까? 정형돈·박성광을 비롯해 배우들을 믿어주고 이들의 연기 변신의 꿈을 응원해줄 수많은 사람을 만난 것. 그래서 배우들이 다시 한 번 스스로 믿고 연기할 수 있게 된 것. 바로 이것이 배우들이 <돈플릭스 2>를 특별하게 기억했던 이유 아니었을까.

영화 <끈>의 엔딩크레딧 / 김하영, 손윤상, 박재현 배우의 연기 변신을 확인해보시길! 

사진 출처=MBC, WAV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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