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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온유 Jul 19. 2023

내가 지금 지나가고 있는 길

훗날 소개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지난 5월에 묵상한 말씀은 예언이 되었다.

https://brunch.co.kr/@songonyou6a7n/11

"에브라임 자손은 무기를 갖추며 활을 가졌으나 전쟁의 날에 물러갔도다.

그들이 하나님의 언약을 지키지 아니하고 그의 율법 준행을 거절하며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과 그들에게 보이신 그의 기이한 일을 잊었도다 (시편 78편 9절-11절)" 


실험을 눈앞에 앞두고, vr 헤드셋을 "뺏겼다". 8월까지 임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실험기간과 정확히 겹치는 "Multi user VR" 연구를 하는 동료의 실험으로 인해, 나는 그것을 반납해야만 했다. 

하나님께서 그간 내가 해왔던 프로젝트 관리를 기쁘게 보시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산 이후, 내가 감당하기 어려웠던 부담과 스트레스는 결국 프로젝트 진행에도 영향을 미쳤었다. 

사실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거기다 남편 없이 가장노릇을 했던 3개월은 그야말로 실패였다. 

하나님께 의지하지 못했고, 마음이 힘들 때마다 그저 감각을 무디게 하는 것들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한국에서 돌아왔고 비로소 집중하며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기기가 없다.


석사 프로젝트를 하는 내내, 사울을 생각했다. 

사울과 같은 끝을 맺지 말자고. 


혼자 남아있는 사무실에서 나는

"자살하지 말자"라는 말을 되내이며 

딱 혼자 죽기 좋은 사무실 안에서 전전긍긍하며 밀린 과제들을 해야만 했다.


나만이 오롯이 가질 수 있는 공간이라며 좋아했던 오피스였는데

무덤같이 느껴졌다. 


마음에 멍이 매일매일 들었다.


지금 하나님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실까?

용서하시고, 그분의 뜻으로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하기를 원하실까?


한국 귀국 결정으로 인하여 짐을 싸는 한 켠에서 시뮬레이터를 지금까지 개발만 하고 있다.

실험을 해야 하는데

이제 헤드셋은 없고.


하나님 앞에 바짝 엎드린다.

이 논문을 하나님께서 완성시키실 원하실까?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매일매일 패배감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께 엎드린다.

그분께로 피한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과정들이

훗날 아름다운 이야기로 내 입에 담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며 기도하며

살자, 살아내 보자.


작은 소리로 읊조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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