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버스 사고
출근중이었는데 결국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면서 정말 독특한 경험을 했다-라고 생각이 되어 남겨본다.
역으로 향하는 버스안에서 다치고 말았다.
버스 앞으로 갑자기 끼어든 포르쉐 때문에 버스가 급정거하면서
폴에 몸이 부딪치는 일이 생겼다.
숨이 안 쉬어지는 찰나의 고통이 있었는데,
별안간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 근처에 앉아있던 어떤 아줌마가 나를 보고
박장대소를 하는 소리였다.
웃어? 웃음이 나오냐고..어이없어 하는 와중에도
검은 옷을 입은 검은 머리의 그 아줌마는
다친 내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화가 나는 것보다도 소름이 돋았다.
전혀 다른 류의, 사람같지 않은 사람의 모습.
한 편 버스기사분과 함께, 한 아저씨가 다가와
나를 신속히 부축해 주었다.
그리고 아저씨는 종이를 내밀었다.
버스에 끼어들었던 포르쉐의 차량넘버였다.
아저씨는 괜찮냐고 물어보면서,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몇 분 지나고 나니 괜찮은거 같아서 일하러 가면 될거 같다고 했는데, 아저씨는 만류하시곤 곧 경찰을 불렀다.
버스기사 아저씨도 본인 이름을 적어주시고, 다시 오겠다고 하셨다.
괜찮은 것 같은데, 괜히 경찰이 와서 일이 커진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미처 다 하기도 전에 경찰차가 왔다.
그리고 그 아저씨는 자신이 본 것을 다 얘기해주시고,
내가 앰뷸러스 안에서 체크업을 받는 동안 유유히 자리를 떠나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저씨도 경찰이셨다.
그래서 그렇게 신속하게 상황을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 아무래도 연구소에 출근하긴 어려울 것 같아서
결근 상황을 동료에게 알리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
다친 나를 보고 깔깔 거리는 아줌마와,
도와주셨던 아저씨를 생각하니
영화 콘스탄틴이 생각났다.
각각 사탄(?)과 천사처럼 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서
너무나 기묘했던 아침이었다.
*영화 콘스탄틴에는 인간 세계안에 사탄 혼혈종과 천사혼혈종이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사진에 나오는 천사는 편의점 직원으로, 사탄에 공격에 쓰러진 신부님들 돌보며 (일반인으로 있다가 별안간)날개를 펼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