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직은 그리운 뮌헨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 위로
마늘 같은 달이 걸려 있습니다.
아, 정말 한국에 왔구나-하는 실감이 납니다.
분명 어디서나 같은 달을 보는 것일 텐데도,
한국의 달은
창호지 너머의 호롱불처럼
은은한 멋이 느껴집니다.
뮌헨의 달은 청량한 칵테일 같은
밝은 저녁에
시원한 얼음 같은 빛을 내었습니다.
그때 그 저녁의 초생달을 곁들여
하늘을 보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시차적응이 덜 된 딸아이는
"잠이 오는 기차" 대신
자꾸 "아침이 오는 기차"가 온다며
아직도 뮌헨의 시차에 맞춰진 생활 패턴을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설명해 줍니다.
분명 몇 개월 전부터 예고된 한국행이었는데,
강한 파도의 힘에 별안간 떠밀려 온 것처럼
지금 머물고 있는 자리가 여전히
어리둥절하게 느껴집니다.
우리 딸이야,
아기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자란 친구들과 유치원이 그립다지만,
저는 무엇이 그리운지 아직 뚜렷하게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마음 한쪽을 아직 두고 온 채로
바쁘니까-
그럭저럭 견딜만합니다.
아, 그러니까
아직은 "견디는" 중입니다.
진정 그리운 세월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