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선교사를 파송하다
모처럼 방학을 맞아 캠퍼스가 한산하다.
좋아하는 기도실이 마주 보이는 벤치에 앉아 찬양을 듣던 중,
문득 천국은 어떤 곳인가-에 대한 생각이 두둥실 떠올랐다.
천국은,
더 이상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하지 않아도 되는,
완전한 사랑 안에
마침내 영원히 안심하게 될 곳이라는. 그런 생각.
아이를 낳고 보니, 지금의 삶은 엄마 뱃속과 같다고 느낀다.
하나님에 대한 실체를 우리가 직접 볼 수는 없지만
태동과 같은 교감이 분명 이루어지는 곳.
우리 딸을 임신했을 때도 좋았지만,
매일 손잡을 수 있고 얼굴을 쓰다듬을 수 있으며,
사랑한다는 말을 귓가에 직접 들려줄 수 있는 지금이
백배 천배 좋다고
늘 아이에게 말하곤 한다.
그처럼, 천국에 가면
이제 하나님과 우리가 더 이상 멀게 느껴지지 않고
매일매일 가득한 그분의 손길과 "사랑한다"는 그 음성이 언제까지나
우리를 감쌀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어제 우리는 딸아이의 영어선생님이기도 했던 학생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연봉과 안정된 삶이 보장되는 곳을 떠나,
태국의 선교사님으로 헌신하러 간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그 친구는,
남편의 학부에서 실험 중에 화상 사고를 당했어서 우리가 한 때
오래 기도해 오던 친구였다.
그런데 또 우연히 우리 딸의 영어과외선생님으로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녀의 간증을 들으며 우리 부부는 미리 논의했던 대로,
자비량으로 떠나는 그녀의 선교사역을 후원하기로 했다.
후원에 대한 칭찬을 듣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들이 우리의 결정을 지지하고
잘했다고 하시는 응답을 주셔서, 단지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세세한 응답내용들을 여기에 적을 수는 없지만,
그녀의 선교사역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방향이라는 것을 컨펌받을 수 있었고,
그것은 놀랍고도 직접적인 응답이었다.
그리고 오늘,
벤치에 앉아 찬양을 들을 때-
우리 부부가 이제 막, 첫 번째 선교사를 파송했음을 깨달았다.
또, 앞으로 한동에서 만나게 될 예비 선교사님들이 생각났다.
다음 학기들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