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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수아 Jan 18. 2023

나의 오지랖

♡ ​내가 그린 파스텔화






나는 가끔 앞에 나선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라는 사람을 얌전하고 소심한 사람이라고 여기기도 하지만, 나는 가끔 지나치게 무식하고 용감하기도 하다. 그래서 손해를 종종 본다.


감기몸살이 심해서 동네 내과에 간 적이 있었다.  세상에나, 환자가 10명이 넘었다. 내 차례를 기다리며 sns를 하고 있는데,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부부가 있었다. 여자는 금방 쓰러질 듯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그녀는 배를 움켜잡고 있었고, 남편은 매우 당황한 기색이었다. 그 두 사람은 내 옆에 앉았다.  아파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니 스마트폰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남편을 보며 나는 이렇게 말했다.


"아저씨, 아내분 통증이 심하신 것 같은데, 간호사님께 빨리해 달라고 부탁드려 보세요"


남편은 대답이 대답이 없고, 그저 우물쭈물했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다. 난 마음이 급해졌다.


"간호사님! 여기 환자가 많이 아파요. 이분 먼저 진료를 받으면 좋겠어요."


간호사는 앞 번호의 환자 이름을 부르며 양해를 구했고, 그 사람은 당연히 그러라고 말했다. 그녀가 조금 후 진료실에서 나왔다. 그녀의 남편은 간호사에게 맹장염 수술을 잘하는 병원의 위치를 묻고 병원을 떠났다. 가끔 펼쳐지는 나의 오지랖, 사서 고생할 때도 종종 있으나 아직은 고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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