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3월 17일, 첫 월급을 받았다. 농협에서 찾은 월급을 몽땅 엄마에게 드렸고, 난 학생 때처럼 용돈을 받아서 썼다. 결혼 전까지 계속 그렇게 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라는 걸 어느 순간 알았다. 그전까지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해서 누구에게조차 물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세월이 꽤 많이 흘렀다.
엄마는 할머니가 되었고, 나는 중년의 여인이 되었다. 하루는 엄마가 내 월급에 대해 말씀을 하셨다. 첫 월급부터 마지막 월급까지 당신께 다 갖다 준 것이 두고두고 그렇게 고마웠다고. 아직도 친목회에 가면 자랑을 하신다고. 그러면 친구들이 그런 딸이 어디 있냐고 부러워한다고. 엄마가 치매 환자가 되기 전의 일이다.
그 옛날 3년 동안의 내 행동이, 엄마를 그렇게 오랫동안 행복하게 해 주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