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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비부비 Sep 21. 2020

<디바> 뻔한 스토리, 뻔하지 않은 신민아

영화 <디바> 리뷰

영화 <디바> 신민아 스틸

배우 신민아에게 이런 얼굴이 있었나 싶다. 사랑스러운 미소와 보조개는 신민아를 대표하는 얼굴이었다. 영화 <다바>를 만나기 전까지는.


영화 <디바>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다이빙계의 디바 이영이 의문의 사고를 당한 뒤 변화하는 모습을 담았다. 다이빙 실력뿐만 아니라 착한 마음으로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이영 역을 신민아가 연기했다.


이영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다이빙을 함께한 라이벌이자 친구인 수진이 있다. 이영이 다이빙을 할 수 있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바로 수진이다. 하지만 자라면서 두 사람의 다이빙 실력은 확연히 차이가 나고, 수진은 다이빙 선수 은퇴 위기에 놓인다.


어린 시절 수영장에서 겁을 먹은 이영에게 손을 내밀어줬든, 이번에는 이영이 수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미 다이빙계에서는 단단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이영은 수진의 은퇴를 막기 위해 함께 국가대회를 준비하자고 제안한다.


영화 <디바> 신민아-이유영 스틸

그러던 어느 날 이영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일주일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난다. 당시 수진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이영은 사고 전후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고 퇴원 후 수진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 후, 이영은 점점 변해간다. 예전 같지 않은 다이빙 실력과 수진에 대한 의심, 주변의 따가운 시선까지 견뎌야 했던 이영이 온전한 정신상태로 생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이영은 과거 컨디션을 되찾아 가는 듯 하지만 내면에서는 광기가 싹트고 있었다.


영화 <디바> 신민아 스틸

<디바>는 치열한 스포츠계의 이야기를 그렸다. 친구는 곧 라이벌이 되고 조금만 실력이 떨어져도 여왕의 자리를 탐내는 이들의 먹잇감이 되는 세계다. 이는 너무나도 흥미롭고 극적인 요소가 많지만 그만큼 많이 다뤄졌던 이야기다.


같은 이유로 <디바>는 새롭지 않다. 오히려 식상하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블랙스완>이 쉽게 떠오르지만 흥미나 극적인 요소는 현저히 떨어진다.


그럼에도 <디바>가 괜찮았던 이유는 바로 이영을 연기한 신민아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을 보여줬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는 것은 아니다. 2001년 영화 <화산고>와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로 연기를 시작, 20년 가까이 연기를 했으니 냉정하게 말해 이쯤 되면 관객을 놀라게 만들 캐릭터를 맡을 때도 됐다.


신민아가 <디바>의 장점이라는 것은 자신만의 감정을 담아 탁월하게 이영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영은 단순이 교통사고를 당한 불운의 디바가 아니다. 내면에는 열등감과 죄책감, 정상을 향한 열망 등 다양한 감정과 뒤틀린 욕망이 내재된 캐릭터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밝혀지는 이영의 진짜 모습은 신민아의 눈빛과 표정, 말투 등에 고스란히 담겼고, 비밀이 밝혀진 후 이영의 이상했던 행동들을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영화 초중반, 수진이 사라진 후 이영은 영화의 중심에 선다. 그만큼 신민아가 영화의 전체를 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신민아는 흔들림 없이 극을 장악하며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표출했다.


지금까지 신민아가 쌓아온 자신만의 이미지가 있다. 이는 신민아를 독보적으로 만드는 장점이기도 했지만, 배우로서 깨지 못한 벽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디바> 이후 단연 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가 끝난 후 기억에 남는 것이 신민아의 화려한 다이빙 신이 아닌, 불안에 떠는 신민아의 표정과 눈빛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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