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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gzort Sep 11. 2021

애쓰지 않는 삶

Mot 「비선형」

https://www.youtube.com/watch?v=3JcF2zCGvkA&list=PLYRGt0oZA6DqTo2OvJpZNvklZujqF5uNY&index=9

Mot 「비선형」 Track 7 '가장 높은 탑의 노래'


【 Mot 】 「비선형


애쓰지 않는 삶


대학 생활이 끝날 무렵, 생각해보면 열정도.. 의욕도.. 넘쳤고

앞으로 살면서 그렇게 일을 많이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애써 살았다.


술 좋아하고 사람도 좋아해 잠 줄여가며 밖에도 많이 나가고

그런데다 욕심은 많아서 뭐든 잘하고 싶었고

술 마시고 집으로 돌아와 공부하던 게 엊그제 일 같은데..


5년이란 시간이 눈 깜짝할 새 흘렀다.


난 '독불장군'.

 현실적 판단을 빙자한 '비관주의자'였다.

아득바득 살아온 '' 자체를 부정당하기 싫었기에 다른 사람의 말에 무척이나 방어적이었으며,

'쌓아온 탑' 위에 홀로 서서,

다가오는 적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솔로 레이드 유저' 같은 사람이었다.



혼자 시간을 보낼 때, '혼술'을 무척이나 즐겼다.

아니 익숙해졌다고 말하는 게 올바른 표현인 것 같다.


2016년 12월, 31일 중 28일을 술에 절어 살았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난 그 2016년의 12월을 똑똑히 기억한다.

돌아보니 그리 애쓰며 살아온 삶의 방식 끝에 남은 건..

'외톨이' 타이틀 하나였다.


애쓰며 '쌓아 온 탑' 위에서 마지한 비참함은 내 모든 것이 무색해지는 '냉각수'였다.

항상 풀 액셀을 밟아 온 나라는 '엔진'에게 찾아온

차갑게 식어버린 조정기랄까, 아무튼 그랬던 것 같다.


그때의 난 그냥 모든 걸 내려놓기 시작했다.

내가 맡고 있는 것들, 내가 해야 하는 것들을

타인에게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뜻하지 않게 내 광적인 탑 쌓기를 위해 상처 준 이 들도 많았다.

내 '정신'에 가득 한 '의욕과 광기'들이 내 눈을 멀게 했고 내 '마음'을 속이기도 했다.


그렇게 탑 위에서 벽돌을 쌓아 올리던 난

예정된 탑의 무너짐을 보곤 아무것도 없게 돼버렸다.




"그래. 애쓰지 말자", "앞으로 애쓰며 살지 말자"

그렇게 되뇌었다.

그렇게 다짐하곤 부서진 탑의 잔해를 치우기 시작했다.


"치우고 나선.. 뭘 했을까..?"

난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자리에 또 다른 탑을 쌓기 시작했다.

그래.. 또다시 ''쓰며 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득바득 일한 지 몇 년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시간이 흘러


2021년 4월

내가 다시 쌓아 온 탑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바보같이 무너지는 순간마저도 내버려 두지 않은 채,

오직 높은 탑을 쌓는 행위에 몰두했다.


그래 "애 쓰려했다."



[ 4월 12일 12 : 23 PM ]

내가 쌓은 두 번째 탑이 무너졌다.

꽤 높은 곳까지 쌓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내 '착각'이었나 보다.


5년 전과 마찬가지로, 내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가장 높은 탑'을 쌓으려 애썼지만,

무너진 탑의 잔해를 보며 치우길 멈추고 주저앉고 싶다.

"이제 정말 애쓰며 살고 싶지 않다."


- 무너진 탑을 보고 있는 나에게 -



Mot 「비선형」
Mot 「비선형」 수록곡


소개한 음반[ Mot ]의 '비선형'

2004년 6월에 데뷔한 국내 인디밴드이다.

'이이언'과 '지이'로 구성된 2인조 밴드로 시작,

지이가 탈퇴 후 이이언 1인 체제 돌입 그 후, 3집에서 네 명의 연주자를 영입해 5인조가 되었다.


밴드 이름인 ''은 '연못'을 뜻하며,

필자가 생각하기에 나름 마니아층의 사랑을 듬뿍 받는 밴드다.

특히 1집은 '비선형'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독특한 박자와 이이언의 몽환적 보컬이 잘 녹아있다.

또한 수록곡 모두 'Mot'의 색이 어떤 색인지 똑똑히 보여준다.


'이이언'은 '연세대학교 전파공학과' 출신으로

'TVN 문제적 남자'에서 밝힌 바로는 아이큐 163에, 수능 성적은 전국 1%로 비상한 두뇌를 가졌다.

현재 '이이언'은 현재 '언니네 이발관' 활동 당시 기타리스트 '이능룡'과 함께

'나이트 오프'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며,

여담이지만 '나이트 오프'는 술자리에서 만난 둘이 각자 다음 앨범 작업을 마치고 나면

홀가분하게 같이 작업을 해보자라는 얘기가 현실로 이뤄진 결과라고 한다.


대한민국 대중음악 역사상 빼놓을 수 없는 '두 사람'

앞으로의 오래오래 활동해주길 진심으로 바라며, 그 결과물 또한 많은 사랑을 받기를..


이이언:

"이런저런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들어서 좋은 것이 음악인 것 같아요."

"흔하지 않은 새로움도 물론 그 나름의 가치가 있지만,

그것이 곧 음악의 본질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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