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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gzort Sep 07. 2021

사람은 누구나 색과 향기를 지닌다.

Keith Jarrett 「Bye Bye Blackbird」

https://www.youtube.com/watch?v=d2YyId3JTck&list=OLAK5uy_lilFd5vqwlkG9KoqjrA6aRQqFJOUU6z5U

Keith Jarrett 「Bye Bye Blackbird」 (1993)


【 Keith Jarrett 】 「Bye Bye Blackbird」


사람은 누구나 색과 향기를 지닌다.


"발랄하며 톡톡 튀는 노란색",

"고혹하며 유혹적인 보라색",

"혈색과 같은 오묘한 적색",

"수줍은 듯 매력적인 살구색",

"순수하고 밝게 빛나는 흰색",

"소년처럼 때 묻지 않은 미소를 가진 연두색",

"무색인 듯 아닌 듯 고요한 회색",

"신선하고 생기 넘치는 녹색",

"강직하고 올곧으며, 패기로운 청색",

"속을 알 수 없지만 안정되며 성숙한 남색",

"젊음과 성숙 사이의 주황색",

"현명하고 평온한 포용의 갈색",

"모든 것을 품에 담는 아름다운 하늘색",

언제부턴가 사람을 '색과 향'으로 보기 시작했다.



사람이 뿜어내는 색과 향기

소리 같은 음성언어와 다르다.

즉 소통의 수단인 언어가 아니다.


눈과 귀를 막아도 보이며 느껴지고 맡아지는 이다.

내 의지대로, 혹 당신의 의지대로 내보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근육으로 치면 불수위근 같은 느낌이려나?

마치 사람은 그렇게 주체할 수 없는 '색과 향' 지닌다.



누가 "어떤 '색'을 가장 좋아하니?" 라고 묻는다면,

난 망설임 없이 '검은색'이라 답할 것이다.


"검정은 아주 따스한 색이다."

자신의 을 통해 다른 을 돋보이게 하며,

검정 위에 얹어진 다른 색을 보면,

그 어떤 색보다 도드라져 보인다.


예를 들어,

낮엔 보이지 않던 별이 검은 밤엔 잘 보이게 된다.

이처럼 검정은 다른 이를 뚜렷이 볼 수 있게 하는 '흑색 거울'이다.

그렇게 검정은 따스한 향기를 전한다.



"검정은 스스로의 색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다른 색과 섞여도 검은색이 가진 색은 퇴색하지 않는다.

물론 흰색과 섞이면 회색을 띄긴 하지만,

다른 색이 덧칠되면 금세 본연의 색으로 돌아간다.


나는 '검은 사람'이고 싶다.


다른 색을 빛나게 하는 따스함과

자신의 색을 쉬이 잃어버리지 않는

그런 '검정'이 좋다.



Keith Jarrett 「Bye Bye Blackbird」 (1993)
Keith Jarrett 「Bye Bye Blackbird」 수록곡 (1993)


소개한 음반[ Keith Jarrett ]'Bye Bye Blackbird'

아트 블래키, 마일스 데이비스, 찰스 로이드 밴드의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던 'Keith Jarrett'이

1991년 10월 2주 전 죽음을 맞이한 'Miles Davies'를 기리기 위해 녹음한 헌정앨범이며,

1993년 발매된 '키스 자렛 Trio'에겐 처음이자 마지막 스튜디오 녹음 앨범이다.


'키스 자렛'은 즉흥연주로 꽤나 유명했으며,

Track 1. 'Bye Bye Blackbird'엔 '연주 중 허밍'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또 연주 중에 피아노 의자 위에서 장난을 치거나 몸을 비트는 등 퍼포먼스적 요소를 가미한 아티스트이다.

재럿은 특히 공연을 할 때 기침 소리, 의도하지 않은 관객의 소음, 그리고 사진 촬영에 민감했으며,

한 때 1990년 경 CFS (만성피로증후군)을 달고 살았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Jarrett'은 깃털 같은 주법과 허밍으로 절제된 흥겨움을 주는 절묘한 피아니스트이다.


Keith Jarrett Trio :

우리는 이제 모든 즉흥 연주자가 자신의 욕망의 순수성에 의문을 (반드시) 제기해야 하는 큰 구멍이 남습니다. 시금석(Miles를 평가의 잣대로 비유한 표현) 없이는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금석(David Miles)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며, 모든 흐름에 우리가 그 길가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하는 잣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너무 "우리의" "능력"에 현혹되기 때문입니다.)

"마일즈의 음악을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마일즈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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