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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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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피원 Aug 07. 2020

라디오알못, 생애 첫 방청을 가다

200728 꿈꾸는 라디오 방청기

지난 7월 28일, 꿈꾸는 라디오 방청에 다녀왔다. 

고등학교 학생이던 시절엔 그래도 라디오를 종종 들었던 것 같은데 성인이 된 이후엔 그럴 일이 없었다. 

사실 라디오를 듣던 때에도 내가 당시 덕질을 하던 아이돌이 나오는 프로그램만 청취했기 때문에, 

‘라디오’라는 매체 자체에 관심을 둔 적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이번 방청이 더욱 뜻깊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처음 만나는 ‘라디오 DJ’ 전효성


1부 진행을 준비하는 전효성


나에게 전효성이라는 연예인은 아직 ‘아이돌’로 자리 잡혀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시크릿의 전성기를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때 전효성은 딱히 ‘목소리’로 주목을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솔로 앨범도 내는 등 혼자서 이런저런 활동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어린 나에겐 전효성의 목소리보단 퍼포먼스가 더 기억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꿈꾸라 방송 시간이 되고, 

같은 테이블에 앉아 듣게 된 디제이 전효성의 목소리는 이상적인 라디오 디제이의 그것이었다. 

라디오 진행자로서 가장 필요한 ‘재능’은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경험상 라디오는 자극을 느끼기보단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 듣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청취자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목소리는 라디오 디제이에게 필수적이다. 

하지만 꾸며내는 데엔 한계가 있는, 타고나는 요소이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희소성이 있다. 

때문에 그것을 갖춘 전효성은 라디오 진행자로서 좋은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느껴졌다. 


거기에 자신의 경험을 적절히 섞으며 청취자의 사연에 공감을 해주는 진행 방식 역시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그저 말뿐인, 깡통과도 같은 공감을 늘어놓으면 듣는 사람은 절대 감명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경험을 적용시키며 공감을 해 준다면 

그 사람이 진심으로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전효성의 이러한 진행 방식은 방송된 사연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나도 웃게 만들었다. 

그러니 사연 제공자들은 나보다 훨씬 더 좋은 감정을 얻어 가지 않았을까?




생생함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는 현장


3부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전효성
3부 스튜디오


꿈꾸는 라디오의 생생한 현장은 굉장히 유쾌하면서도 질서정연했다. 

1-3부까지의 구성 중 1,2부는 조금 아담한 스튜디오에서, 

3부는 게스트를 모셔야 하니 더 큰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다. 

때문에 1,2부가 나가는 동안엔 피디 1명과 진행자인 전효성 씨만 M씽크와 같은 공간에 있었다. 

작가들과 다른 스태프들은 모두 바깥 공간에서 소통을 했는데, 

실시간으로 요구 사항이 전달되고 

진행자는 또 그걸 재빠르게 캐치해서 멘트에 녹여내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원래는 마치 드라마처럼 매회 방송 전에 라디오 대본이 나오고, 디제이는 그걸 읽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그때그때 새로운 사연을 받고, 게스트가 나오면 어떤 멘트를 칠지 모르는 거니까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는데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였던 것 같다.


그렇게 하루 동안 관찰해본 결과, 

라디오 방송이 나가는 약 2시간 동안엔 아무도 딴생각을 하면 안 되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았다간 사인을 놓치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사연 하나를 받을 때마다 대본이 모니터에 업데이트되고, 

그때그때 분위기에 따라 한두 줄씩 추가 멘트가 들어오기도 한다. 

잠시라도 집중하지 않으면 실수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그리고 꿈꾸라의 제작진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방송에 모든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다. 

덕분에 2시간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이 굉장히 매끄럽게 지나갈 수 있었다. 



내가 지금껏 간간이 들어온 라디오 방송은, 그렇게 ‘매끄럽게’ 나간 방송이 전부였다. 

즉 수면 위로 드러난 겉모습만을 알고 지내온 것과 같다.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이 역시 결국 제작진들의 역량이 아니었을까? 

제작자 입장에서, 청취자들이 굳이 고된 현장의 모습까지 느끼게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듣는 사람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만약 이런 예상이 맞는다면, 꿈꾸는 라디오의 제작진은 아주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방송이 끝난 뒤에 잠시 마련된 자리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꿈꾸라’는 8시부터 10시라는 시간에 딱 맞는 프로그램이다. 

직장인들이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하며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때 편안함을 주기에 제격이라는 뜻이다. 

앞으로도 청취자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편안하고 유쾌한 프로그램으로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생생한 현장을 보고 느끼게 해준 제작진분들과 M씽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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