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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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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SS Jun 24. 2020

‘깡’이 왜 거기서 나와...?

-     <놀면 뭐하니?>가  밈(meme) 문화에 대응하는 방식

지난 5월 16일에 방영된 <놀면 뭐하니?> 42회에서는 여름맞이 혼성 댄스그룹 결성을 위해 멤버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가수 비가 출연하였다. 최근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깡’의 주인공인 비가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다. 그 후 <놀면 뭐하니?>는 5월 2주 차 비드라마 화제성 순위에서 전주 대비 화제성이 97.53% 상승하며 자체 최고 화제성 경신에 성공하였고, 비는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3위를 기록하였다. <놀면 뭐하니?>는 어떻게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이렇게 큰 반응을 이끌었던 것일까? 지금부터 42회 [여름 X 댄스 X 혼성그룹] 편을 낱낱이 파헤쳐 보면서 <놀면 뭐하니?>가 밈(meme) 문화에 대응하는 방식을 알아보겠다. 




인터넷 밈,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가 되다.

<놀면 뭐하니?>는 인터넷 밈의 주인공을 TV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시켜 한 화를 아우르는 소재로 삼았다. 밈(meme)은 사람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문화적 상징이나 사회적 사고를 뜻하는데, 인터넷 이용자들이 이미지, 동영상, 문자의 형태로 전파하는 문화적 요소를 인터넷 밈이라고 한다. 즉, 인터넷 밈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면서 가공 및 재창조되어 빠르게 퍼져 나가는 하나의 콘텐츠를 의미한다. 영혼 없이 응원하는 박미경 짤이나 던질까 말까 송, 권상우 소라게 짤 등이 그 예이다. ‘깡’도 이런 인터넷 밈 중의 하나로, 각종 SNS에서 패러디를 하거나 ‘1일 1깡’의 신조어가 생길 만큼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런데 그 ‘깡’을, 심지어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원곡 가수인 비가, 직접 언급하다니? 이는 소위 ‘인터넷 고인 물’들끼리 즐기던 놀이가 매우 영향력 있는 지상파의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로 다뤄지는 것이었다. 과거 TV 프로그램은 주로 일방적인 형태로 유행을 생산하고 확산했던 위치였다. 하지만, 이번 <놀면 뭐하니?>를 통해 지상파 TV 프로그램도 다른 인터넷 이용자처럼 인터넷 밈을 수용하고 가공 및 재창조하는 모습이 발견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깡’을 소재로 했던 회차에 더욱 열광하고, 비와 TV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친숙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와 비의 소통창구가 된 <놀면 뭐하니?>


본 회차는 아무 곳에서도 알 수 없었던 비의 속마음을 처음으로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사실 ‘깡’은 비의 노래와 춤을 조롱하며 유머로 소비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건강하지 않은 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깡’이 유행할수록 몇몇 네티즌들은 ‘깡’ 현상이 과한 조롱이 아니냐며 우려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무렵, <놀면 뭐하니?>에서는 직접 비를 섭외하여 ‘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한 비의 대답은 많은 사람들의 ‘비가 기분이 나빴다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을 해결해 주었고, ‘깡’이 더 큰 인기를 끌게 해주었으며 비가 제2의 전성기에 도달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어쩌면 사람들은 ‘깡’을 죄책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유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또한, 비는 본인이 ‘깡’ 현상을 재밌어하며 더 즐기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놀면 뭐하니?>는 혼성 댄스그룹 멤버 영입 과정으로서 자연스럽게 비를 데려와 두 가지 니즈를 모두 만족시킨 훌륭한 연출을 했다고 생각한다. 



밈을 수용하고 재창조한 프로그램 구성방식


 ‘댓글 낭독’과 ‘깡으로 가는 길’ 등을 통해 밈에 대한 수용과 재창조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밈의 한 형태인 댓글을 중점적인 세부 콘텐츠 소재로 삼은 것은 전반적인 밈의 특성을 수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밈은 빠른 속도로 복제되며 변형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파생된 밈이 굉장히 많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밈의 개념을 소개하거나 ‘1일 1깡’, ‘시무 20조’ 등 파생된 밈까지 언급하는 모습은 밈을 하나의 문화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비의 히트곡을 안무 메들리로 구성하여 ‘깡’으로 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은 <놀면 뭐하니?>라서 가능한 밈의 재창조라고 생각한다. ‘깡으로 가는 길’을 통해 비의 히트곡을 다시 조명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추억에 잠기거나 여전한 비의 모습에 재입덕하며 ‘깡’ 외에 다른 곡까지 역주행하게 만들고 있다. <놀면 뭐하니?>가 재창조한 밈은 시청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 계속해서 파생될 밈들에 주목하며 트렌드를 쫓아가는 것도 흥미로운 시도가 될 듯하다.




이렇게 <놀면 뭐하니?> 42회의 내용을 살펴보며 본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 밈(meme) 문화에 대응하는 방식을 발견할 수 있었다. 펭수, 깡 등 다양한 밈을 소재로 다루며 트렌드를 수용하기도 하고 동시에 이끌어 나가는 능력을 갖춘 <놀면 뭐하니?>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또한, 본격적으로 비가 [여름 X 댄스 X 혼성그룹]에 영입되면서 비, 이효리, 유재석 세 명 간의 케미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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