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접어들었을 때
지금 이 시간들을 느끼며 내가 알게 되는 건, 어떻게든 살아진 다는 것. 근데 이것만큼 무책임한 결론도 없을 것이다.
‘어떻게든’은 겨우겨우 연명하는 수준일 수도 있고, 누군가들의 도움에 기대 서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설명이 필요할) 어떤 행운 덕분일 수도 있으니까. 이보다 더 많은 것들을 덧붙일 수 있겠다.
그리고 이런 이유들에는 나의 자발적 선택이나 노력, 그간 내가 살아온 삶의 경로가 만들어낸 지향이 묻혀버린다. 그래서 좀 더 뾰족하게 이 순간들을 설명할 말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게 아직 그런 역량은 부족한 것 같다. 좀 더 들여다보고 드러내고 끄집어내고 집어넣고 기타 잡스러운 짓들을 더 해봐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아직 잘 살고 있다는 것. ‘잘’이라는 말을 덧붙여도 될만한 ‘감정’의 상태라는 게 다행인 2020년의 12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