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뉴스 코너엔 ‘연령대별 많이 본 기사’ 섹션이 있는데, 실제 내 연령대가 기본값으로 고정돼 있다. ‘전체 연령’으로 설정을 바꾸고 싶어도 기능이 없다. 애써 ‘전체 보기’를 눌러봤자, 다른 페이지로 갔다가 되돌아오면 다시 원상 복구된다. 섹 션을 스와이프 할 때마다 이미 확인한 ‘내 연령대가 많이 본 뉴스 순위’를 몇 번이고 강제로 다시 마주쳐야 한다.
게다가 그 ‘연령대’란 10진법에 의해 기계적으로 나누어져 있다. 39세는 30대가 많이 본 기사를 봐야만 하고, 40세는 40대가 많이 본 기사를 무조건 먼저 접해야만 한다.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젠 또래의 관심사에 대해 별 관심이 가지 않는다. 저마다 가치를 매기는 관심사가 제각각이 기도 하고, 굳이 동년배의 관심거리라고 해서 합류해야 할 이유도 없다. 자꾸 그것을 먼저 마주치게 하는 건 다른 세대를 이 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슷한 연령대의 관심사와 멀어진다는 건 또래 문화로부터 홀로서기를 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시쳇말로 ‘아싸(아웃사이더)’가 된다는 의미일 게다. ‘인싸(인사이더)’가 되었다고 들뜨고, ‘아싸’라고 해서 의기소침한 사람들은 아직 자기중심을 잡 지 못한 이들이다. 균형을 유지하기 힘들면 어느 방향이든 손을 짚고 기대야만 하는데, 또래 문화는 가장 든든한 벽이 되어 주기도 한다. 수많은 또래와 같이 벽을 짚고 있으니,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안심을 가져다준다.
한 번쯤 벽에서 손을 떼어내어 자기 자신을 밀어내 볼 필요가 있다. 두려움을 밀어낸 그 상태에서는 낯선 감정을 발견할 수 도 있다. 늘 벽에 기대고 있었기에 미처 알 수 없었던 또 다른 자기 자신의 모습 말이다. 남들과 다른 나의 모습.
‘비슷한 연령대’라는 속성 하나 때문에, 그 집단의 관심사에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다. 적어도 성인이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