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쿠팡플레이에서 방영된 '유니콘'이라는 드라마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스타트업의 일상을 다룬 코미디인데, 개인적으로 저는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한 에피소드에서는 극중에 등장하는 스타트업의 대표 '스티브'가 점을 보러 무당을 찾아갑니다. 그 무당은 '혼자 있을 때는 조용하고 친한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는 활발하지? 좋아하는 일은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일은 싫어할 거고'하는 당연한 말들만 늘어놓으면서 마치 사기꾼인 것처럼 행동하는데요. 스티브와 함께 그 곳에 간 직원들이 무당을 의심하기 시작하자 갑자기 처음 보는 스티브의 출신 대학부터 지금까지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 왔는지를 전부 맞추기 시작하죠! 그럼 이 무당은 정말 신내림을 받은 용한 분이었던 걸까요? 땡! 사실 이 무당은 미리 스티브의 이름을 구글링해놓고 나무위키 내용을 전부 외운 것이었습니다. 조금 허무하지만, 사실은 이 장면 속에 SEO의 필요성에 대한 핵심이 들어 있습니다.
고객의 마음은 어렵습니다. 만약 그게 쉬웠다면 마케팅와 영업이라는 직무는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겠죠. 더욱이 고객은 수학 공식처럼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항상 이성적이지도 않습니다. 트렌드는 갈수록 더 빠르게 변하고, 가끔은 사람들이 왜 이 트렌드에 열광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케팅을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고객의 마음을 읽어서 돈을 벌고 있으니까요. 누군가는 유니콘 드라마 속의 무당처럼, 그리고 또 누군가는 기가 막힌 광고 카피를 만들면서, 그리고 또 누군가는 거짓말처럼 몇 달 뒤의 트렌드를 예측하면서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최선을 다해 이 '고객의 마음'이라는 것을 읽기 위해 노력해야만 합니다.
고객의 마음을 찾아가기 위해 우리 스스로의 마음을 먼저 한 번 되돌아보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당장 궁금한 것이 생긴다면 어떻게 그 궁금증을 해결해야 할까요? 저라면 당장 네이버나 구글, 아니면 유튜브를 켤 것 같네요. 그렇다면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살지 고민할 때는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저라면 마찬가지로 또 당장 네이버나 구글, 아니면 유튜브를 켤 것 같습니다. 아마 단언컨대 저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을 포함해서 단 한 번도 검색이라는 행위 없이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은 10%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단순히 물건 이름을 검색할지, 다른 물건과 비교를 하기 위해 검색을 할지, 그 브랜드에 대해 검색할지와 같이 구체적인 의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어쨌든 우리가 경제 활동을 위한 의사결정을 할 때 거의 반드시 검색이라는 행동이 수반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핵심입니다. 2024년,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정보'는 이미 온라인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거대한 정보들을, 검색엔진이라는 무기를 이용해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검색이라는 행동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건 무엇일까요? 사실은 이것도 조금 전 제가 언급한 말 속에 들어 있습니다. 바로 '의도'입니다. 어떤 검색을 할 때 우리는 언제나 어떤 의도를 가지고 키워드를 입력합니다. 아무런 의미 없이 검색이라는 행동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검색엔진을 통해 어떤 특정 정보를 원하고, 그 정보를 얻기 위한 질문이 바로 우리가 입력하는 검색 키워드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바꿔 말하면 우리가 검색엔진에 입력하는 키워드를, 그리고 그 키워드를 통해 어떤 결과를 얻었을 때 우리가 만족하는지를 알 수만 있다면 우리는 고객의 의도를 거의 완전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알고리즘을 분석하고 고객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찾아내는 건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일단 상품이나 콘텐츠를 올려만 놓고 고객의 반응을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지금도 끊임없이 하고 있는 검색이라는 행동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치 미로를 빠르게 풀기 위해 마지막 목적지에서부터 거꾸로 되돌아가듯이 검색 결과에서부터 고객들의 마음 속까지 가는 길을 반대로 찾아나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때때로 다양한 테크니컬 요소들과 키워드 분석과 같은 도구를 활용해야 할 수도 있고, 고객의 검색 의도를 바탕으로 그 의도에 부합하는 콘텐츠가 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바로 우리가 우리가 콘텐츠에서 중요하다고 자주 말하는 검색 엔진 최적화, 즉 SEO의 시작입니다. 상위 노출 자체는 목적이 아닙니다. 콘텐츠를 상위에 노출시키는 것은 수단일 뿐이고 트래픽이 올라가는 것은 그로 인한 결과입니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콘텐츠를 왜 노출시켜야 하는가입니다. 결국 SEO의 진짜 필요성은 '고객의 마음을 읽기 위해서'인 셈입니다.
참고 : Semrush, Forre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