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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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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브리 Oct 14. 2020

스파이가 사랑한 나, 궁금하신가요?

MBC 신작 <나를 사랑한 스파이> 티저 나노분석

올해 10월에는 각 채널별로 방영이 예정되어 있는 드라마들이 정말 많다. 심지어 어느 하나 할 것 없이 모든 작품들이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과 저마다의 콘셉트로 무장을 했다. 드라마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칼을 갈며 때를 기다리고 있던 모든 방송사들이 공들여 준비한 신작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듯하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친구로부터 곧 시작할 드라마 중 가장 재미있을 것 같은 작품을 딱 하나만 꼽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얼마간의 탐색과 고민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MBC <나를 사랑한 스파이>다.


<나를 사랑한 스파이>, 줄여서 <나사스>는 아직 1화도 방영되지 않은, 로코 맛집 MBC의 메뉴판 맨 윗줄에 갓 올라온 따끈따끈한 신작 드라마다. 본 적도 없는 드라마가 얼마나 재밌을지를 어떻게 판단하냐고? 우리에게는 티저가 있지 않은가. 콘텐츠의 종류와 장르를 막론하고, 티저 영상은 작품의 주제와 분위기를 가장 압축적으로, 그리고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장치다. 때문에 진정한 드라마 덕후의 궁예대잔치는 티저 영상이 공개되는 그 순간부터 시작한다. 내가 드라마 추천을 해달라는 질문에 아주 확고한 답을 전할 수 있었던 것도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티저 영상과 그 안에 숨어 있는 소위 ‘떡밥’들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그 핵심 포인트들을 찬찬히 짚어보고자 한다.


 하나의 떡밥도 놓칠  없다


Teaser #1) 속고 속아주고, 믿고 믿는 척하는 결혼은 첩보전이다.

출처: MBC

영상은 웨딩드레스 원단을 자르고, 장식을 달고, 마감새를 다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의 얼굴이 나오지는 않지만 확실한 주제 전달이 이루어지는 부분이다. 이 드라마, ‘결혼’에 관한 이야기다. 본격적인 결혼 생활 이전에 신부가 드레스를 입는 그 순간을 만들어내는 누군가가 드라마의 화자가 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 같다. 


출처: MBC

순간 화면이 검게 변하면서 영화 007 시리즈의 시그니처 장면을 연상시키는 프레임 안에서 두 주인공이 등장한다. 두 남자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풍긴다. 자세에서부터 확실한 대비가 이루어지지만, 두 남자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결정적인 힌트는 의상에서 찾을 수 있다. 윗단추를 풀어 살짝 열어젖힌 셔츠가 뿜어내는 강인함과 넥타이로 여미고 행커치프로 마무리한 치밀함의 대결이다. 딱 보기에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두 남자가 무기를 든 이유는 바로 다음 장면에 등장한다.


출처: MBC

번쩍이는 가위를 들고 있는 웨딩드레스 차림의 그녀. 자르고 붙이며 드레스를 만들어내던 손의 주인공이 누구였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그리고 예사롭지 않은 가위 소리와 표정으로 보아하니, 그녀가 가차 없이 잘라버릴 수 있는 건 천 조각만은 아닐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사건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을지는 대충 예상이 된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눈빛으로 티저의 하이라이트를 화려하게 장식한 여자 주인공이 아닐까. 하지만 회차를 거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것이 드라마 장르의 묘미인 만큼, 누가 이 첩보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Teaser #2) 우린, 만나지 말았어야 해. 그때도... 지금도...

출처: MBC

 “이 순간을 기다렸었다.”


출처: MBC

“이 순간을 피하고 싶었다.”


하늘거리는 흰색 베일의 건너에 한 남자가 보인다. 나부끼는 하얀 천은 결혼식에 쓰인 면사포일까, 아님 다른 무엇일까? 남자의 표정엔 슬픔이 어렸다. 그의 시선이 머무는 자리에는 한 여자가 있다. 하지만 그녀는 뒤돌아 떠나는 중이다. 떠나는 발걸음에는 미련이 없어 보인다.

출처: MBC

“저 여자, 나의 아내였던.”

“저 남자, 나의 남편이었던.”


행복한 커플의 모습이 이어진다. 마치 조각난 필름을 이어 붙여 만든 영화처럼, 아주 짧은 순간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현재의 삶이 아닌, 이미 지나가버린 기억의 파편인 듯하다. 이어지는 남자의 한 마디로 그 모든 조각들은 어느 순간 끝나버린 행복의 일부임이 확실해진다.

“우린, 만나지 말았어야 해.”


출처: MBC

그때도지금도나를 사랑한 스파이


남자와 여자의 음성이 하나로 이어지며 비로소 완성되는 마지막 이 한 마디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줄거리의 핵심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들이 말한 '이 순간'을 우리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그 순간을 기다려왔다던 남자는 과거를 회상하고, 같은 순간을 피하고자 했던 여자는 지금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두 사람의 엇갈린 고백이 이 장면에서 결국 '사랑'이라는 단어로 다시 만나며 더 큰 여운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출처: MBC

티저가  정도면 본방은 얼마나 재밌게요?


역시 사람들 생각하는 건 다 비슷비슷하다고, 유튜브 댓글 반응을 확인해보니 티저만 봐도 벌써 재밌을 것 같다는 좋은 평이 많다. 될성부른 나무는 그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나를 사랑한 스파이>는 훌륭한 티저를 뛰어넘는 재미와 감동을 담은 좋은 작품이리라 감히 예상한다.


'비밀 많은 두 남편과 첩보전에 휘말린 한 여자의 스릴만점 시크릿 로맨틱 코미디'


요 근래에 '결혼'과 '부부'를 소재로 한 드라마 명작들이 꽤 많이 탄생했지만, 예고로 추측건대 <나사스>는 보다 산뜻한 로맨틱코미디 장르라는 점에서 전작들과 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아 더 기대가 된다.


10월 21일, <나사스>가 첫 선을 보일 그날까지 또 어떤 티저로 우리를 설레게 할지 기대해보자.


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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