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의 <모나리자> 그림이 왜 위대하다 할까요? 당시에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초상화와 풍경화의 콜라보, 윤곽선을 흐릿하게 처리하여 실제 자연 안에서 살아 숨 쉬는 듯하게 표현된 스푸마토 기법까지 모나리자 작품을 칭송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예요. 하지만 모나리자의 백미는 단연 ‘미소’입니다. 웃는 듯 웃지 않는 듯하고 신비롭고 수수께끼 같은 그녀의 미소. 이 미소를 직관하기 위해 한 해 천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여전히 루브르의 모나리자를 찾고 있어요.
다빈치가 죽기 전까지 오래도록 옆에 두고 고치고 또 고치기를 반복했던 그림. 살아있는 듯한 자연스러운 미소가 캔버스 위에 표현되기까지 다빈치는 어떤 노력을 했을까요? 하나의 작품을 위해 방대한 분량의 자료 조사는 물론 이를 바탕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한 13,000페이지에 달하는 노트는 그가 얼마나 노력파인지를 그리고 얼마나 열정이 끓는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다빈치는 살갗 뒤로 보이지 않는 인체의 뼈대와 근육은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지만 진실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 번의 붓터치도 그저 그리는 법이 없었습니다. 인간의 형상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은은하게 캔버스에 녹여내기를 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부학'을 연구하고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수라고 생각했어요. 시체 해부가 금기시되었던 시절, 기회가 생길 때마다 시체를 찾아 나섰고 밤을 새워 시체 앞에서 몰래 그림을 그렸습니다. 잊어버릴 새라 그림 옆에 꼼꼼한 설명도 덧붙였고요. 썩은 시체 냄새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중하며 뼈와 근육을 자세히 그려나갔을 그의 눈빛을 떠올려 봅니다.
우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떠올릴 때 그의 천재성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곤 해요. 그의 천재성은 태어나 뚝딱 완성된 것이 아니에요. 배우고 알고자 하는 열정이 그를 천재로 만들었죠.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그의 '기록 습관'은 40년 이상 꾸준히 지속되었어요. 그는 노트에 자신이 해야 할 일, 배워야 할 것 등에 대해서 목록을 만들고 정리했습니다. 또, 관찰한 것을 매우 자세히 기록했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질문'과 함께 남겨 놓았어요. 그리고 의문이 풀리지 않았을 때 자신의 노트를 뒤져가며 생각의 꼬리를 밟았던 거예요. 예술가로서 능력에 노력과 끈기까지 더해진 탐구자, 다빈치. 빌 게이츠가 72쪽의 다빈치 노트를 사는데 3,080만 달러를 들이는 이유도, 스티브 잡스가 다빈치를 롤모델이자 영웅으로 여기는 것은 이런 이유여서겠죠.
살아있는 동안 뜨겁게 배우기
나이가 들어간다고 해서, 몸이 노쇠해진다고 해서 배우려는 마음마저 늙어버리고 싶지는 않지요. 살아있는 동안 다빈치처럼 호기심을 멈추지 않고 하나라도 배우면서 살아가는 게 제 꿈이에요. ‘다 늙어서 배워서 뭘 해?’ ‘지금 배운다고 젊은 애들이랑 경쟁이 되겠어?’ ‘배워서 어디 써먹을 곳도 딱히 없잖아?’ ‘늙어서 배운 거 뒤돌아서면 다 잊어버려.’ 틀린 말은 아닐지 몰라요. 하지만 누구를 이기기 위해서 배우는 것도 아니고 어디에 써먹으려고 배우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단 한 가지라도 열정을 다해 배움으로써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나마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배움의 또 다른 이름은 열정이고, 성장이니까요.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배움에 끈을 놓지 않고 천천히 가다 보면 어느 단계에 올라 저 자신만의 무엇을 만들어 줄 것이라 믿어요. 그것이 다빈치의 작품처럼 위대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나의 그 무엇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면서요. 당신은 어떤 곳에 열정과 배움을 다 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