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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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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정 Jan 13. 2021

위기의 복면가왕, 다시 명성을 찾으려면?

복면가왕의 스토리텔링을 분석하다!

  

    새로운 음악예능 서사의 탄생  

“신분, 직업, 인기라는 계급장을 떼고 목소리 하나만으로 승부하는 국내 최초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의 MC김성주의 매회 오프닝 멘트이다. 2015년, 출연자들이 모두 이름과 직업을 감 춘 채 복면을 쓰고 나와 노래 경연을 벌이고 탈락하는 순간 복면을 벗어 정체를 공개하는 독특한 포맷으로 주목을 받으며 정규편성되었다. 출연자들은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는 화려한 복면을 쓰고, 멘트하는 순간에도 음성 변조를 하며 오로지 노래하는 순간에, 온전한 자신의 목소리로만 자신을 표현한다. 음악경연예능 자체가 새로 등장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연 예능의 완전히 새로운 포맷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끌었다.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superstar K라거나 위대한 탄생, kpopstar 등에서는 아무래도 출연자의 외모적 매력 혹은 매혹적인 사연이 경연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가창력 이외의 외모, 기존의 인기, 퍼포먼스의 영향력을 지울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복면가왕>의 오로지 노래만으로 경쟁하는 포맷은 신선하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많은 화제가 되었다.


    무엇이 눈길을 끌었을까!  

몰랐던 가수의 재평가, 혹은 과거의 인기가수의 복귀, 비가수 중 뜻밖의 실력자 등등 정체를 모를 때, 복면 속의 사람을 상상하다가 복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하는 순간의 탄성과 쾌감이 주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 

골목대장으로 8연승을 거두었던 가왕, 하현우의 정체가 공개되던 때가 <복면가왕>의 하이라이트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국가스텐으로 꽤 익숙하게 들어본 밴드명이었지만 보컬의 실력이라든지, 구체적인 음색, 음악을 알지못하는 자가 다수였다. 오로지 가창력만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케이스였다. 이렇듯, 인지도든, 외모든 다른 평가요소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오로지 가창력으로만 공정하게 대결을 겨루고,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는 점, 관객들은 그러한 프로그램의 서사에 매혹당하며 <복면가왕>이 끝난 직후에는 관련 검색어들이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었다.  

    세계적 열풍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전세계 20여개국에 <복면가왕>프로그램 포맷이 수출되어, 방송되는 나라마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시즌 4, 태국에서는 시즌 6을 제작중에 있고, 시즌을 거듭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찍는 것을 물론, 태국판 복면 가왕 ‘두리안’의 영상은 조회수 2억뷰 이상을 기록하면서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고 국민가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복면을 쓰는 포맷의 음악경연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얼굴을 가리고 정체를 숨기는 것만으로, 음악경연 서사의 완전히 새로운 역사를 썼으며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위기의 복면가왕, 다시 명성을 찾으려면?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복면가왕의 인기가 초반만하지 못하다. 문제점이 무엇이었을까? 우선 젊은 시청층으로서, 무대 디자인이나, 서사 구성에 있어서 약간의 올드함이 느껴진다. 초반의 얼굴을 가리고 정체를 추측해가는 신선한 포맷도 이제는 지루해져가고 있고, 가면무도회 같은 복면의 고갈이라해야할까, 점점 복면 디자인도 돌고 돌아 기존의 것들을 재탕하고 조금 변형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그리고 판정단이 새로운 게스트들도 있긴 하지만, 잘 알지못하는 음악평론가 혹은 예전의 가수들이 나와서 신선함이 떨어진다. 음악자문가라고 와서, 그다지 설득력있는 평가와 추측을 내놓는 편도 아니다. 그리하여 판정단이 이야기하는 부분이 지루해서 무대만을 기다리게 된다. 그리고 노래 경연을 하고, 판정단과의 질의응답을 주고 받고, 54321 카운트 다운과 함께 억지로 연출된 긴장을 받아들이며 정체를 궁금해 해야하는 과정들이 이제는 흥미롭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일 것이다. 정형화된 틀이 이제 조금 지루해 지고 있어, 출연진에서 차별화를 두려는 경향이 보인다. 최근 3회차를 보면 서사무엘, 페노메코, 예지 등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서는 자주 볼 수 없고, 그나마 음악 전문 프로그램 등에서만 공연을 볼 수 있었던 힙합뮤지션 혹은, 인디뮤지션들을 섭외한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 조금 더 새로운 음악, 유추할 수 없는 음악들로 변화를 주려고 한 것은 좋은 방향이었다고 생가간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구식의 지루함을 없앨 수 없다는 것이 무언가 아쉬울 따름이다. 이 것에 대한 해답의 열쇠를 찾는 것이 앞으로의 복면가왕의 숙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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