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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란 Mar 10. 2022

아들의 네 번째 어린이집 등원

마음이 많이 아프다

아들은 지난 주 세 번 어린이집에 갔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아들을 데리고 가는데, 아들은 도착해서 아빠와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 너무 싫었나보다.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우리 사랑스러운 아들이 무섭고 힘들어 그러는데,

괜히 네덜란드어에 익숙해지라고 애를 빨리 보내는 것은 아닐까,

아이를 보내고 나서 그 일의 몰입감과 줄어든 피로를 포기하기 싫어서일까? 

자책감도 들었다.


오늘 네 번째 등원을 했다. 아이는 "힘들어"라고 연신 이야기 하며 집 현관문 나서기도 싫어했다.

어린이집에 가는 약 5~10분간의 자전거에서는 아이가 침착함을 찾았지만,

어린이집에 도착해 점퍼를 벗고 가방을 보관함에 넣어두자 이내 눈물이 터졌다.


나는 아이를 안고 기도를 한 번 해주고

아이를 잠시 떠났다가 다시 안아주고 이야기 해 주었다.


"엄마 아빠가 꼭 데리러 올게 너무 울지마..."


어린이집 앞에는 아는 한국 이웃이 있었다.

아이가 적응을 잘 하냐는 질문을 건넸고, 나는 아이가 운다는 말을 했다.

"딱 그럴 때지" 라고 세상 다 아는 듯한 말투로 하는 이야기가 못내 가슴에 박혀 쓰리다. 

내 아들은 다 그렇고 그런 아이들 중 하나가 아니라,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존재다. 

애들이 다 운다고 해도, 내 아이가 울면 마음이 아프고 나도 눈물이 맺힌다.


아이는 실내에서 힘들고 실외에서는 잘 논다고 한다.

실내에서는 이야기를 듣고 노래를 하고 또래와 놀아야 하는데

밖에서는 혼자서 놀 수 있기 때문일꺼라고 네덜란드어 선생님이 이야기를 해 주셨다.


만약 우리 아이가 한국에 있다면 이렇게까지 슬프진 않았을거다,

여기에선 선생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말하지 못하여 협상과 타협같은게 어렵다.


나도 아주 어린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는데,

이 아이도 말이 통하지 않으면 화를 자주 낸다. 

아이와 화란어로 소통하며 이야기 하니 아이는 금새 편안함을 느꼈다. 

우리 노아도 얼마나 갑갑할까 싶다. 


이번주 그리고 다음주 더 지켜보기로 했다.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면 보내는 시기를 조금 미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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