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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란 Mar 08. 2022

첫 아들의 첫 어린이집 등원

나 자유 얻었네

우리 첫 아들이 어린이집에 등원을 했다.


며칠 전부터 어린이집에서 엄마 아빠가 보고 싶으면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기도를 하라 신신당부를 하고 복습까지 시켰다. 아이는 잘 기억을 했다.

아이의 하원시간이 다가오고, 나와 아내는 둘째를 태워 자전거를 타고 어린이집으로 갔다.


여느 아이들처럼 '아빠, 엄마' 하고 달려오겠지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 아들은 태연하게 빨간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엄마 아빠'라고 한 번 부르고 자전거를 조금 더 타다가 앞에 있는 좋아하는 야외용 큰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었다.


선생님이 이제 부모님께로 가라고 이야기 하여 터벅터벅 걸어왔다. 

아이가 울지 않아 다행인줄 알고, 떠듬거리는 네덜란드어로 선생님께

"우리 아이 안 울었지요?"라고 이야기 했다.


그러나, 아이는 많이 울었단다.

오늘 아이는 등원을 하고 엄마가 가고 난 이후 울기 시작했고,

네덜란드 선생님 말로는 아이가 화가 많이 난 것 같았다고 했다.


정확히 어떤 그림인지 그려진다. 

그야말로 땡깡을 제대로 부린 것이다.

다행히도 선생님이 아이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고,

거기에는 자주 얼굴을 보던 한국인 이웃 형누나들이 있었다.

우리 아들은 비록 27개월 아기이지만, 

엄마 아빠와 거의 24시간 같이 붙어 있었기에 의사소통에는 막힘이 없는데

다행히 형 누나들이 다독거려주고 해서 금방 울음을 그치고 밖에서 잘 놀았다고 한다. 

-

아이에게 어린이집에서 오면 케이크를 사준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우리는 네덜란드의 김밥나라와 비슷한 싸고 간편한 음식을 파는 HEMA에 들어가

빵과 사과케이크 하나를 사주었다.


아이는 배가고팠는지 허겁지겁 먹고,

"노아 졸려" 라고 이야기를 했다.

집에 들어가자 마자 아이는 뻗어버렸고 두 아이가 잠 들고 나서

우리 부부는

"나 자유 얻었네"의 귀한 세시간을 보냈다. 


어린이집 가기 전까지 아이를 너무 일찍 보내는거 아닌가 생각을 했는데,

딱 적절한 때 보낸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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