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징크스

불안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노력

by NaeilRnC

배경 : 누구에게나 징크스가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징크스는 불안이 만들어낸 자기 위안일 수 있다. 한때 나에게 있었던 징크스는 사라졌지만 그래서 특별한 이유 없이 불안해지고 사고한 일 하나에도 의미를 과하게 부여하는 습관이 생겼다. 또 다른 징크스인 것이다. 이 글은 나의 징크스에 관한 이야기다.


□ 징크스의 시작

나에게는 특이한 징크스가 있다. 무언가 떨어진 것을 보면, 잘되던 일도 어김없이 꼬이기 시작한다. 특히 돈이나 음식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거나 줍는 날에는 꼭 일이 안 풀렸는데, 문제는 이런 일이 주로 취업과 관련되어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 억울하게 느껴진다.


왜 이런 미신이 생겼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아마도 중학교 시절의 경험이 원인인 듯하다. 당시 우리 동네에는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고, 공사현장 인부들의 숙소가 학교 가는 길목에 있었다. 그 길을 지날 때마다 나는 지폐를 종종 주웠다. 주로 천 원짜리 한 장이었지만, 가끔은 5천 원권이나 만 원권이 떨어져 있을 때도 있었다. 학생 신분이라 등굣길에 습득한 그 돈은 꽤 쓸모가 있었지만, 사실 알고 보니 그것은 공사장 인부들이 흘린 돈이 아니라 장의차에서 의도적으로 길가에 뿌린 돈이었다. 나는 그렇게 망자의 삯을 반복적으로 주워왔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난 이후부터는, 길에서 무언가를 줍게 되면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불길한 예감이 내게 저주처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 일상에서 커져버린 징크스

시간이 흐르면서 이 징크스는 점점 더 심해졌다. 이력서를 제출한 뒤나 면접을 보고 온 날, 무엇인가 떨어진 것만 보아도 불합격 통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샤워 도중 비누를 떨어뜨리는 것만으로도 “아, 이번에도 틀렸구나” 하는 불길함이 들었고, 실제로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많았다.


이런 이야기를 남에게 털어놓으면 당연히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나에게는 이 반복되는 패턴이 실제처럼 느껴졌고, 심지어 여자친구조차 어느 날 전철역 화장실에서 따지도 않은 캔커피를 주워오는 나를 본 뒤로는 내 말을 조금씩 믿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징크스는 결국 나의 해석이 만들어낸 ‘감정의 패턴’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떨어진 물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불운의 신호”라고 해석하는 나의 마음이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작은 사건 하나가 하루 전체를 뒤흔드는 이유 역시 그 해석이 너무 단단하게 굳어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느낀다.


□ 징크스의 극복

사실 징크스는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의외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특히 나의 징크스는 음식이나 돈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포장이 뜯기지 않은 컵라면을 길에서 줍거나 자판기에서 잔돈을 더 집은 적도 있다. 물론 10원짜리를 주울때는‘나의 취업(또는 이직)이 고작 10원짜리였단 말이야?’하는 자괴감도 들긴 하지만 이를 역이용하면 이력서 제출 직후에 로또를 사거나 복권을 긁어봄으로써 징크스를 깰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번의 새똥 사건처럼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부정적인 사건을 겪으면 자책하거나 외부로 책임을 돌리며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징크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원인이 나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로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흔히 ‘긍정적’이라고 하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태도로 오해하지만, 진정한 긍정은 회피가 아니라 사건을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다음에는 잘 되겠지”라는 막연한 위로보다, “내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 잘 될 수 있다”라는 사고 체계를 우선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면, 세상에 대한 불만이나 스스로에 대한 우울감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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