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살다 보니 우리 부부는 60대가 되었습니다.
아내나 나나 한 직장에 30년 넘게 다니다 이제 퇴직을 합니다.
가끔 네플릭스 드라마를 보다 잠든 아내를 봅니다.
염색한 머리칼 아래로 빼꼼히 드러난 백발이 왠지 서럽습니다.
애들 문제로, 살림문제로, 그리고 내 바람기로 우리 부부 참 많이도 다투었습니다.
그 아내와 남프랑스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 내가 모아논 돈으로 함께 가자고 했더니 소녀처럼 좋아했습니다.
아내는 궁핍했던 젊은 시절, 남프랑스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말을 농담처럼 했었습니다.
아마 그 말을 잊지 않고 환갑이 다돼서야 함께 가주는 남편이 고마웠을까요.
내가 가끔 버럭 하는데도 늘 잔잔한 미소로 마음을 녹여줍니다.
한 여자를 만나 함께 오래 살아보니 60이 넘어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