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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GRIA Sep 26. 2023

실무 디자인 프로젝트 수업

실무와 학교의 경계선에서 두 가지를 함께 하고 있는 나에게 이번 가을 학기 딱 맞는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수업명은 ‘실무디자인프로젝트’. 이제 곧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학교에서의 수업은 늘 가상으로 설정한 프로젝트로 운영되지만, 이 수업에서는 실제 기업을 컨택하여 학생들이 실무 프로젝트를 경험하게 하는 수업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나 실무 프로젝트를 하면서 종종 하게 되는 실수들, 고려할 사항들을 여기에 공유하면 실무를 이제 막 시작하고자 하는 신입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1주차 수업부터 차례로 최종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그 내용을 정리해 공유하고자 한다.



기업 컨택과 실무 프로젝트 선정


기업에서 학교에 프로젝트를 의뢰하지는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에서 할 수업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학기 시작전 지인이 대표이거나 마케팅팀을 맡고 있는 세 개의 기업을 컨택하여 프로젝트를 조율하였다. 기업을 선택한 기준은 다양한 학생들이 자신의 스타일이나 졸업 후 진로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성격의 복수의 기업을 컨택하였고, 학생들의 프로젝트에 적극성을 보일 수 있느냐도 보았다. 바쁜 기업 활동 가운데 학생들과의 프로젝트를 위해 미팅을 하고 피드백을 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학생들과의 프로젝트를 위해 시간 할애를 하고 적극성을 보일 수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었다. 기업용 모바일기기 제조사, 인테리어 디자인 에이전시, 작은 카페까지 세 개 기업을 선정하였다. 



프로젝트 진행 기준


본 수업을 계획하면서 같은 수업의 다른 반을 맡으신 다른 교수님들과 함께 프로젝트의 진행 기준으로 삼은 것은 학생 주도의 프로젝트로 하자는 것이었다. 학생 주도라 함은 기업이 먼저 설정한 디자인의 범위나 방향에 일방적으로 끌려가기 보다는 디자인 컨설팅의 차원에서 기업을 진단하고 필요한 디자인 범위 설정 및 방향을 주도적으로 기획한다는 것이다. 기업과의 미팅도 교수가 참여하지 않고 학생들과 기업 양자가 진행한다. 디자인 컨설턴트와 같이 진단하고 제대로된 디자인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지만 태도나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생각이 바뀌고 그것은 진행 과정과 결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컨설팅을 한다는 마음으로 주도적으로 진행하도록 한 것이다.


미팅의 횟수는 킥오프 미팅, 중간, 기말 평가 총 세번의 공식적인 미팅과 필요에 따라 zoom 미팅이나 이메일 등을 통해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여질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12월에 하게 되는 수업 마지막날 최종 발표는 학교 강의실에  실제 작업물들을 전시한 부스를 설치하고 방문하는 기업 고객들 앞에서 발표하고 피드백을 받게끔 할 것이다. 


가상으로 진행하는 다른 수업 대비, 앞으로의 진행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고 기업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보니 신경쓰고 세심하게 다루어져야 할 요소들이 꽤 많이 있다.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기업은 얼마의 디자인 비용을 학생에게 지불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등 예상 가능한 여러 문제들도 있고, 양자간에 진행하면서 돌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기업에서 만족할만한 퀄리티 높은 디자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가는 가장 크게 신경써야할 부분이다. 학생 주도 프로젝트 수업이긴 하지만 실제 프로젝트를 한다는 마음으로 15주간의 여정을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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