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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저김 Dec 11. 2023

#17. 트레바리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 다크나이트(크리스토퍼 놀란)

흔히 말하는 사놓고 안 읽는 책 리스트에 늘 꼽히는 책 중 하나인 '정의란 무엇인가'를 첫 번째 책으로 결정하면서,

최대한 영화만이라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매칭하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이렇게까지 많은 부분이 매칭될 줄은 몰랐다.


배트맨이라는 캐릭터만 놓고 보면,

초능력이 아닌 막대한 부와 기술력을 통해 히어로 역할을 한다는 지점에서는 아이언맨과

가족의 죽음을 통해 각성하는 계기를 갖는다는 지점에서는 스파이더맨과 자주 비교된다.


반면, 아이언맨에게 있는 유머와 여유가 배트맨에게는 없고

초능력이 생긴 뒤에 가족의 죽음을 마주한 스파이더맨이 사적복수를 시작으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반면,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거나, 사회 시스템상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활동하는 배트맨은 꽤 많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대의를 가장 우선시하는 배트맨 역시 사랑하는 사람과 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는 사적인 감정이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가장 잘 알려진 다양한 사회실험의 안겨주는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게 한다.


사실 이 책을 통해 '정의가 무엇일지' 답을 얻을 거란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개개인의 정의는 다를 것이고, 합의되지 않는 정의는 결국 무의미하지 않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결국 다양한 견해를 제시한 끝에

합의되지 않는다 해서 우리의 문제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자신의 입장을 수립하라고 요구한다.


이는 내가 트레바리를 시작한 이유와도 맞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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