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의 기본 개요와 압박의 조건
아마 축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축구를 보면서 중계진이 "압박전술이 통했다." " 압박을 시도하여 더 많은 골을 넣으려 한다" "압박이 후반부에 들어서 느슨해지고 있다"등 압박에 대한 코멘트를 종종 들을 수 있다. 또한 해외축구 기사를 보더라도 어떤 팀의 전술을 분석 할 때 압박전술에 대한 전술은 빠지지 않는 다는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현대 축구에 들어서 압박(pressure)는 가장 인기있는 전술 중 하나로, 각기 개성을 가진 전술을 전개하는 팀이라도 압박 전술은 경기중에서 매우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9-20년도 챔피언스리그에서 비교적 수비라인을 높게 잡고 측면 압박을 주로 사용하는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과 2019-20년도에 게겐 프레싱을 사용하는 클롭 감독을 필두로한 리버풀이 30년만에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라선 장면은 압박 전술의 지배가 다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압박(pressing)은 경기중에서 상대가 볼을 가지고 있을 때 상대방이 쉽게 공격 전술을 펼칠 수 없도록, 상대를 방해하기 위해 시행하는 전술이다. 그리고 압박의 특성상 상대의 볼을 탈취하고 신속한 공수 전환에 강한 이점을 보이는데, 그럼 도대체 압박은 어떤 시기(when)에 하면 효율적이고 어떻게 하면(how) 성공적이라 할 수 있는가?
우선, 축구적인 측면에서 압박(pressing)의 정의는 팀 전체가 하나의 그룹이 되어 볼을 소유한 상대에게 패스 코스를 차단하는 움직임을 가져가고 이와 연동해 다른 선수들도 유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사전에 팀 전술로 정한 지역(주로 측면 공간이다)에서 볼을 탈취하는 행위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연동과 연계"의 개념이다. 공격수든 미드필더든 수비수든 선수 혼자서 상대 팀을 압박하면 상대 팀은 손쉽게 탈압박할 뿐 만 아니라 공간을 쉽게 노출시켜 오히려 상대방에게 손쉽게 공격 전술을 허용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또한 각 선수가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압박을 하면 압박의 효율은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팀 전체가 압박이라는 공통된 의식으로 상대에게 압박을 시도한다면, 상대 진영에서의 공간이 축소되게 되고 따라서 상대는 자신의 진영에서 정교한 빌드업을 통한 공격 전개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팀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 선수들이 각각의 선수들의 움직임과 연계하여 순차적으로 압박하여야 한다.
위의 그림은 각각 4-4-2 전형의 포메이션을 배치한 모습이다. 다만 두 대형의 차이는 선수들 간의 간격 차이이다. 여기서 어느 팀이 압박전술을 펼치기 더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을 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빨간 팀, 즉 선수들 간의 간격이 적은 콤팩트형 배치가 압박에 더 효율적이다. 만약 오른쪽 그림과 같은 선수들 간의 간격이 커진 상태에서 상대방을 압박한다면 볼을 소유한 상대가 상대 선수들의 벌어진 틈으로 발생한 공간을 이용하여 탈압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또한 상대가 탈압박하였을 때 긴 선수들의 간격으로 인하여 동료선수들이 공간에 대한 커버를 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왼쪽 그림과 같이 콤팩트 한 대형으로 상대에게 압박을 가하면, 상대 선수들은 공간을 통한 탈압박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우리 팀에 대한 커버도 신속하게 진행되어, 유동적인 수비 대형 구축이 가능해진다.
앞서 압박의 정의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압박은 기본적으로 선수들 전체가 함께 연동하여 상대의 패스 코스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을 압박하기 위해 쉬지 않고 달린다는 점에서 다른 전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을 많이 요구하는 전술이다. 따라서 경기 내내 선수들이 다 함께 압박을 진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감독들은 효율적인 압박을 위하여 적절한 타이밍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럴 때는 프레싱 존(pressing zone)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 프레싱 존이란 상대방이 볼을 소유할 때 압박하여 볼을 탈취하기 가장 좋은 공간을 말한다. 이러한 프레싱 존은 경기중에서 일반적으로 측면 구역이 되는데, 그 이유는 측면은 중앙보다 패스를 할 수 있는 방향이 제한되어 있고 시야 또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앙에서는 볼에 대한 패스 각도가 360도이지만, 측면은 최대 180도의 패스 각도만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압박의 타이밍은 주로 시야가 넓고 볼에 대한 판단이 좋은 볼란테가 지휘한다.
다음 동영상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토트넘을 상대할때 프레싱존을 이용한 측면 전방 압박 영상이다. 압박이라는 전술은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한 선수가 독단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아닌 필드위의 모든 선수가 하나의 공통의식을 가지고 전개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상대방이 볼을 소유한 상황에서 다수의 선수들이 한꺼번에 압박을 시행하면 안 된다. 위의 동영상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상대방에 대하여 압박을 가할 때 절대 3명이서 동시 다발적으로 압박하지 않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압박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먼저 최전방 공격수인 안토니 마샬이 압박의 시작을 끊고 토트넘 센터백을 압박하여 볼을 측면으로 보낸다. (여기서 마샬의 역할은 궁극적으로는 상대의 볼을 뺏기 위함이지만, 자산의 팀이 압박에 유리한 지역,즉 프레싱 존으로 패스를 유도하는 것이다.)
2. 그 후 포그바선수가 볼을 잡은 상대의 측면 선수를 압박하는데, 여기서 포그바 선수는 거리를 유지한채 볼이 전방으로 보급되는 것을 지연시킨다.
3. 그리고 마타선수가 추가적으로 압박을 지원하고
4. 포그바 선수는 후방으로 물러나면서 상대의 패스 경로를 미리 포착하여 상대가 패스를 시도할때, 패스를 차단하면서 압박에 성공시킨다.
만약 상대방에 대하여 다수의 선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볼을 탈취하고자 상대에게 접근한다면, 상대에게 이는 3명을 한꺼번에 탈압박함과 동시에 노출되는 공간을 통하여 전진하면서 공격 전술을 더욱 더 용이하게 펼칠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따라서 동시 다발적인 압박은 압박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즉 전술판을 통하여 이러한 측면 압박에 대하여 정석화시켜 보자면, 만약 측면(pressing zone)에서 볼이 나오면 1. 바로 근처의 있는 선수가 첫 번째 압박을 시도한다. 이는 볼을 소유한 상대에게 정확한 패스를 방해하는 목적으로 시행된다. 그외에도 압박을 처음으로 시행하는 선수로서 전체적인 압박에 대한 템포를 조절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주로 공격수가 첫 번째 압박을 수행하게 된다. 대체로 거의 모든 압박 전술이 최전방 공격수로 부터 시작된다. 이는 상대가 후방 빌드업시 볼과 직접적으로 거리가 가장 짧은 포지션이 최전방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2. 이러한 동료와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하면서 주변 선수가 지원하는데, 주변 선수는 볼을 소유한 상대와 볼을 소유하지 않은 상대의 움직임을 보면서 볼을 가진 상대 선수가 패스할 가능성이 큰 패스 코스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상대 선수는 측면에서 패스 코스가 막혀 멀리 걷어내거나 돌파를 하는 상황이 나올 것이다. 이때 3. 나머지 선수들은 이러한 상대방의 돌파 공간을 먼저 선점하면서 본격적으로 볼을 탈취하는 움직임을 가져간다. 이러한 세 방향에서의 압박이 기본으로, 세부적인 절차는 팀의 전술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 그러나 핵심은 압박의 순차적 진행이다. 또한 압박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때는 경기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선수들 간의 한두 걸음 정도 타이밍 간격을 둔다.
압박을 할때의 공략 포인트는 상대 측면 수비수와 측면 미드필더, 즉 측면공간이다. 그러나 사전에 볼을 탈취할 공간을 미리 선정하고 경기 중에 해당 지역으로 몰아넣어 압박을 통한 볼 탈취는 이상적인 전략일뿐, 실전에서 적용되기 매우 힘들다. 따라서 압박을 할 때는 상대가 압박을 벗겨냈을 때의 상황 또한 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조심해야 될 것은 상대가 탈압박에 성공한 후 전방의 공격수를 향하여 패스를 뿌리는 것이다. 이는 전체적으로 압박을 위해 라인자체가 높아져 뒷공간이 노출된 상황에서 매우 위험한 다음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즉 이를 위해 최후방 수비수들은(4백이든 3백이든)상대의 종패스나 대각선 패스에 대하여 컷트하기 위해 미리 위치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상황은 빨간색 팀이 파란색 팀의 공격작업속에서 공을 탈취하기위한 압박을 실행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수비라인을 높게 잡는다. 여기서 빨간색 팀은 팀 전체가 전방압박을 통하여 볼을 빼앗겠다는 공통의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여기서 빨간색팀을 자세하게 보면, 빨간색 팀의 최전방 공격수는 파란색팀의 최후방 수비수가 볼을 전개할때 일방적으로 한방향으로 압박하면서 상대를 왼쪽 측면(빨간색팀 기준)으로 유인하고 있다. 그리고 이때 최전방 공격수로부터 시작된 압박전술에서 빨간색팀은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고 콤팩트하게 압박을 실행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왼쪽 측면으로 쏠리게 된다.
그리고 파란색 팀의 측면 수비수(2번)이 볼을 자신의 팀의 수비형 미드필더(7번선수)로 패스할때(이때 파란색 팀은 빨간색팀이 의도한 대로 측면에 볼을 머무르게 하지 않고,중앙으로 공을 넘겨 탈압박하고있다), 빨간색 팀은 7번 선수에 대하여 한층 높은 수준의 프레싱을 시도하여야 한다. 먼저 11번 선수는 파란색 2번 선수에 대한 리턴패스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10번 선수가 파란색 2번 선수의 패스를 가로채는 시도를 한다. 가장 중요한것은 9번 선수인데, 빨간색 9번 선수는 볼을 받는 파란색 7번선수와 직접적으로 경합하여 볼을 탈취하는 시도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빨간색 8번이 9번의 경합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직접적으로 압박에 참여하지 않는 선수들도 같이 왼쪽으로 집중하여 볼이 흘러나가는 상황에 대비하여야 한다.
먼저 압박의 예시 1번과 마찬가지로 빨간 팀의 최전방선수가 압박을 통하여 상대방을 측면 구역으로 몰아세우는 데 성공하였다. 그 다음 빨간 팀이 전개해야 될 압박의 방식은 이러하다. 1. 먼저 최전방 공격수(빨간색 11번)는 상대방이 자신의 센터백으로 패스를 하는것을 차단하는 포지션을 잡아야 한다.(프레싱존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기)그리고 빨간 팀의 왼쪽 미드필더(10번)는 2. 볼을 소유한 상대가 횡적 드리블(중앙쪽으로의 움직임)을 하지 않게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마크한다. 그 다음 이때 빨간 팀 중앙 미드필더(9번)과 풀백(8번)은 왼쪽 미드필더(10번)과 함께 거리를 좁히면서 상대가 패스를 뿌릴 수 있는 코스와 공간을 좁혀나간다.
만약 이때 상대 풀백이 상대 윙어(11번)에게 패스를 성공할 경우, 더욱 압박의 강도를 높힐 필요가 있다. 이때 볼을 잡은 상대 11번이 중앙으로 드리블해오면,빨간 팀은 빠르게 세명의 선수(2번,10번,8번)가 세방향으로 11번을 에워쌓여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상대가 압박으로부터 탈출하지 못하게 공간을 극도로 줄이는 것이다. 그다음, 적절한 시기에 수비수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볼을 탈취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이때 빨간색 팀의 전체적인 포메이션 간격은 짧아야 하며, 상대적으로 왼쪽으로 치우져 볼을 가진 윙어가 순간적으로 반대편으로 롱 패스 하는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빨간 색 팀의 센터백은 현재 측면 수비수가 압박으로 인하여 라인을 올리는 상황이므로, 상대의 공격수들을 마크하면서 같이 라인을 올리거나, 측면 수비수가 맡은 공간을 커버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이와 같이 압박은 수행시 한꺼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선수들끼리 연동하여 압박을 시도하는게 원칙이다. 그러나 위에 들었던, 측면에서 부터 압박의 방법들은 하나의 예시이지, 절대적인 원칙이자 정석은 아니다. 오늘날 압박 전술은 수많은 감독들의 사용아래 발전하게 되었고, 각각 색다른 압박 전술을 들고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하고 있다. 따라서 다음 파트의 칼럼에서는 이러한 압박 전술의 탄생과 수많은 압박 전술의 타입 중 대표적으로 어떤 감독들이 어떤 압박 전술을 사용할 지 살펴볼 것이다.
참고 : 책 : 축구 전술 노트 108 http://www.yes24.com/Product/Goods/43828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