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1) 글을 편하게 적으라.
글은 내 삶을 미지의 세계로 이끕니다. 멀거나 가까운 과거를 돌아보고, 오늘을 한번 더 생각하게 하죠. 아름다운 추억과 부끄러운 기억이 떠오릅니다. 상황과 사건, 사람들이 내뿜는 분위기가 당시 느꼈던 감정, 선택과 함께 이미지화 되기도 합니다. 그때 옳았다는 판단이 동일하게 여겨지는 게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그 반대도 있겠지요. 한편, 옳고 그름의 접근과는 별개로 한층 더 사료되는 성숙함이 과거를 덧칠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땐 훈훈함이 밀려오죠.
글쓰기가 이런 현상을 낳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내가 설정한 가치관과 삶의 철학, 내면세계와 정신세계를 조금씩 보여줍니다. 사물과 사건, 문제나 위기를 바라보는 눈과 그것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나만의 관점도 발견하게 합니다. 생각만 할 때와는 분명 다릅니다. 생각만으로 다다르지 않는 ‘나’를 찾아가는 신비함이 글쓰기에 있습니다. 때로는 나를 넘어서는 듯한 느낌이 들죠. 넘어선다는 표현이 인간의 한계를 두고 말한 건 아닙니다. 지난날보다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발견하는 겁니다.
이런 의미에서 글쓰기는 나를 만나는 시간,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 그때를 새롭게 색칠하는 시간입니다. 이 작업이 내일을 더 나은 세계로 만드는 ‘보이지 않는 설계’이죠. 글을 쓰는 자신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글쓰기 자체가 뿜어내는 힘이 있습니다. 그 강렬한 힘이 미지의 세계를 보이지 않게 설계하는 보이지 않는 능력입니다.
저와 함께 글을 써 보면 어떨까요? 글이 어렵게 느껴지고, 첫 문장부터 고민이 된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걷는 것처럼 쓴다.’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시러 갈 때, 별생각 없이 부엌으로 갑니다. 글쓰기도 그냥 걷는 것처럼, 힘을 빼고 편안하게 써 보는 거예요. 내가 경험한 일, 느낌, 생각을 편하게 글로 표현하는 겁니다.
한 줄이 두 줄 되고, 두 줄이 문단이 됩니다. 그 사이사이에(문장과 문장, 단어와 단어) 나의 사고와 마음이 정리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그것이 새로운 기쁨과 지혜로 다가오고, 고난과 역경을 인내하는 힘이 됩니다. 결국, 글쓰기는 성장하고 성숙한 ‘나’로 빚어갑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글을 씁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그냥 걷는 것처럼 편하게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