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움북스의 옴니버스 작품, <아버지> 를 추천해요.
다섯 명의 작가가 아버지를 주제로 글을 지었습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밥 한끼를 먹은 느낌입니다. 건강한 밥상은 체력과 힘을 복돋아 주는데, 이 책이 딱 그렇습니다. 작가들이 써 내려간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인생을 묵상하고 배우는 지점까지 끌고 가기 때문입니다.
작가들이 펼쳐 놓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경험은 아버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각을 열어줍니다. 아버지들이 살아온 인생의 표현은 달랐지만, 자신도 모르게 묵혀 있고 숨겨져 있었던 언어에는 ‘사랑’과 ‘미안함’이 있었습니다. 이 언어를 담은 다섯 편의 이야기가 저에게도 그동안 가려졌던 아버지의 사랑을 캐내는데 응원을 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울창한 숲이 치유와 회복을 주듯, 그리고 예쁘고 단아하게 가꾼 정원이 쉼과 평온함을 주듯, 각 이야기는 아버지의 고단한 인생과 눈물, 희생과 책임감, 사랑과 후회를 보여 줍니다. 그러면서 나의 아버지도 세월이 배움이 되고, 나 역시 세월이 배움이 되면서 점점 가까워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의 인생은 아버지의 흔적을 지나가게 되어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 기억이든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이든 아버지의 흔적을 피해갈 수 없다는 의미에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흔적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잘 해석하는 성숙함이 필요하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 내 인생도 예쁜 숲과 잘 가꿔진 정원처럼 생명의 향기를 축적할 수 있고, 또 그 기운을 내뿜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 담긴 아버지의 이야기를 읽으면 여러모로 유익이 많습니다. 저에게는 위에서 말씀드린 유익이 있었습니다. 더 많고 다양한 유익이 있을텐데, 직접 읽어보시면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세움북스의 옴니버스 첫 작품, <아버지>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