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이던 내가 초등학교 계약직으로 근무하게 된 이유
1년 전, 딱 이맘때.
혼신의 힘을 쏟아부은 고등고시 2차 시험을 마치고 집에 하릴없이 빈둥거리던 시절.
시간은 많은데 돈이 없어 이런 저런 일들을 알아보던 중,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친구로부터 "초등학교 튜터"라는 단기 학습 지원 업무가 있다는 걸 전해 들었다.
어머니가 공부방 선생님이셨기 때문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익숙했던 나는 주저없이 근처 초등학교에 학습 튜터 지원서를 넣었고, 그 중 한 곳에 합격하여 9월부터 12월까지 약 4개월간 초등학교로 출근하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당시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아이들을 보고 느꼈던 점, 아이들과 함께 했던 일 등을 기록한 글이다. 더운 바람 내음이 쌀쌀한 새벽 내음으로 바뀌다가 소복한 눈송이로 어깨 위에 내려앉을 때까지 나에게 재미와 화와 기쁨과 사랑과 걱정을 주었던 만 7살~12살 친구들과의 이야기.
현직 교사만큼 예리하고 정확하지는 못하겠지만, 가끔은 디지털 카메라보다 일회용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 묘한 느낌을 주는 것처럼 단기 강사가 단편적이고 편파적으로 기록한 묘한 글이라고 생각해주시길.
안중에도, 계획에도, 생각에도 없었던 초등학교 계약직의 우당탕탕 표류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