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is your quarantine life going?
오늘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다.
이렇게 더 이상 좁힐 것 없어 보이던 우리들의 일탈의 폭이 한층 더 좁혀졌다.
곧 갈 수 있겠지? 싶던 해외여행은 이미 꿈도 못 꾸는 것이 된 지 오래인데, 이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것도 당분간은 어렵고 불안전한 일이 되었다. 헬스장을 가는 것도 식당에 가는 것도, 카페를 가는 것에도 크고 작은 제한들이 생겼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은 더욱 좁혀져 가고, 반대로 이상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다면 우리는 얼마나 좁은 생활을 해야 할지 호기심에 상상을 해보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현실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이내 두려운 마음도 든다.
꽤 많은 직장이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나 또한 재택근무 2주차이다. 출근을 위해 외출을 하지 않아도 되니 자의에 의한 게 아니라면 바깥공기를 쐬고, 사람들을 만날 일이 크게 줄어들었다. 물론 외출이 아예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행여나 내가 알 수 없는 경로에서 감염이 돼서 확진자가 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외출이 꺼려지는 건 사실이다. 또 감염이 된 내가 숙주가 되어 광범위하게 전파시키는 상황도 가능성이 없는 일이 아니다 보니, 정말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이동을 최소화하게 된다.
거리를 두어야 하는 반경이 점점 좁혀져 오는 이때, 이 전엔 밖으로 나가 고개를 두리번거리면 찾을 수 있던 즐길거리였다면, 이젠 고개를 돌렸을 때 마주할 수 있는 것은 외벽들 뿐이다. 본능적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인간으로서 그 고리들이 끊어진 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 체감할 순 없지만, 우리의 마음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피폐해져가고 있을 것이다. 내가 더 지치지 않게 나의 내면을 잘 보살펴줘야하고, 단순히 외출을 하지 않는 것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대처 방안이 무엇이 있을 지 고민해보아야한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해야 할 텐데,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이번 주말 내가 했던 것들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요즘도 프라모델 조립을 한다고?
나 역시 오죽 심심해서 떠올려낸 아이템이다.
학업 밖에 모르던 지난 10대 시절,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 프라모델을 사는 게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오랜만에 프라모델을 주문해봤다.
당시에는 반다이 같은 유명 브랜드의 제품은 구입하지 못하고 저렴한 카피 제품을 구입했었지만, 브랜드는 둘째치고 내 손으로 직접 조립해서 로봇이나 건축물을 만들어내는 그 기분은 정말 짜릿했다.
거의 10년 가까이 흐른 시점에 프라모델을 조립해보려니 조금 어렵긴 했다.
미세한 부품들은 다루기가 쉽지 않았고, 1 시간 정도 조립하니 괜히 눈도 침침- 한 것 같았지만
머리를 만들고, 몸통을 만들고, 팔, 다리가 하나 하나 완성되가는 모습을 보니 꽤 성취감이 들었다.
약 90% 정도 완성된 모습. 2-3 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그때 만들었던 프라모델 중 지금 내 방에 남아있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좋은 성적을 받는 것 외에 크게 성취감을 느낄 만한 것이 없던 학창시절에 설명서를 따라 읽으며 내 손으로 하나, 하나 빌드업하며 결과물을 완성해가던 그 즐거움은 아직도 선명하다.
드디어 완성!
다 만들고 다니 온몸이 찌뿌둥해서 스트레칭을 해줘야했다.
역시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으면 자세가 따위에 신경을 못쓰는 스타일(?)
이것 또한 학창 시절에 종종 했던 놀이이다.
스도쿠를 연상시키는 퍼즐 게임인데, 스도쿠는 숫자를 활용한 게임이라면 네모네모 로직은 숫자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사고를 하며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그림 퍼즐이다.
준비물은 네모네모 로직과 연필, 지우개.
네모네모 로직은 웹사이트에서 찾아 출력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서점에서 저렴한 가격(8,000원)에 책을 판매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후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35X35 사이즈를 완성하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사실 자세히 보면 틀린 부분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그림을 인지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 없으므로 굳이 수정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지구력이 약한 편)
일반적인 주말이라면 평소보다 느지막이 일어나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고, 아점 혹은 점심을 먹고 오후에 있을 일정(친구들과의 약속 등)을 준비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루는 온전히 내 것이기에 오후에 있을 일정을 감안하며 하루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
나처럼 약속이 없다면 어차피 집에 머무는 하루가 될 테니, 이른 시간에 맥주를 한번 마셔보자.
이거 정말 별미(?)다. 밝은 시간에 이성의 끈을 조금은 놓아 본다는 건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낮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더 기분 좋게 잠에 빠질 수 있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사람이라면 감정선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볼 수 있다.
(사실 건담을 조립할 때도 맥주와 함께 했던 건 안 비밀 - )
이렇게 맥주와 함께 취미생활을 하다 보면 금세 저녁이 되는데, 이때 해가 지는 것을 핑계 삼아 능청스럽게 맥주를 한잔 더 마시면 된다. 도수를 올려 증류주 같은 더 강한 술을 마시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떤 방법으로 현명하게 실천하고 있을까?
국가에서, 주변 사람들이, 또 나의 윤리의식이 나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움직임을 줄이고 있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닌 이 질환은 사람을 통해 전파되는 만큼,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예방법은 서로 간의 접촉을 줄이는 것임은 틀림없기에 우리는 어느 때 보다 적극적으로 거리를 두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신체 건강을 돌보느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지쳐가고 있을 마음의 건강에도 안부를 한번 물어봐주는 것은 어떨까.
평소 해보지 않았던 것을 해보며, 또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 지쳐 잠시 잊혔던 내 오래된 취미 생활을 꺼내 본다면 우리에겐 또 다른 즐거움이 다가올 것이다.
#코로나 19 #사회적거리두기 #COVID-19 #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