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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실장 Nov 26. 2020

중국이 한복의 원조라니..

금주의 이슈 때리기.. (11월 15일~11월 21일)

아..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을..

1년 전인가, 이영훈 씨(교수라고 하기도 싫다)의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을 서점에서 앉아서 읽고는(도저히 내 돈 주고 살 수는 없었다) 한동안 분을 식히지 못해 입에 담지 못할 온갖 육두문자를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외쳤던 그날의 그 더러운 기분이 다시 솟아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중국이란 나라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난 소위 '국뽕'도 아니다. 

1년에 절반을 전 세계 이곳저곳을 업무차 출장을 다닐 때도, 중국 출장은 늘 달갑지 않았다. 상하이나 베이징, 광저우 같은 도시들은 우리 서울만큼이나 화려하고, 그런 도시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의 생활도 선진국의 대도시만큼이나 윤택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겪어본 내 소견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에다가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만 간절해지는 그런 곳이다. 

가뜩이나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나라인데, 과거 '동북공정'으로 내 분노지수를 높이더니, 이제는 중국이 우리나라의 '한복'의 원조라고 한다. 





그들이 얘기하는 '한복'의 원조. 일명 '한푸'. '한푸(漢服)'는 '한복(韓服)'과 한자어가 같다. 단지 그들이 읽는 발음이 '한푸'인 것이다. 최근 BTS나 블랙핑크를 비롯한 몇몇 K-POP 스타들이 '한복'을 개조한 의상을 입고, 그들의 개성과 korea라는 정통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중국인들이 몹시 부러운 듯하다.

하기야, 솔직히 인정해서, 일부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속국'과 같은 인식이 있을 테니, 어찌 부럽지 않으랴.. 


유쾌한 얘기는 아니지만, 과거 삼국시대, 고려, 조선의 왕들과 관료들은 분명 중국을 사대했다. 자발적으로 중국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 북방민족의 침략을 견제할 수 있었고, 그러한 가운데 중국과의 많은 문화적/정치적/경제적 교류를 통해, 많은 부분에 있어서 영향을 받았다. '한문'에서부터, 공자/맹자와 같은 '유학사상', 그리고 '불교'등의 영향을 받은 게 사실이고 분명한 팩트다. 이러한 사실들을 부정할 생각은 1도 없다. 그러나, 원래 국가들 사이에서 교류라는 것은 양쪽의 문화가 만나고 겹치고 전달되고 하면서, 섞이고 전파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가운데서도 전통문화를 얼마나 고수하고 잘 보존하는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잘 지켜왔다. (생각해보면, 만약 세종대왕님께서 '한글'을 만드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여전히 한문을 쓰고 있을 것이며, 중국의 사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끔찍하다.. '한문'이라니..)


이는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 동안에도 우리의 문화를 잘 보존해왔으며, 반만년의 역사에서 그 35년을 제외하고 어떤 외세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지 않았던 탓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사를 공부하다 보면 뿌듯할 때보다는 아쉬움이 더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 어려운 역사 속에서도 하나의 민족이 과거를 계승해 새나라를 세우고, 그 나라들이 500년 이상을 유지했다는 것은 분명 자랑스러워도 될 역사이다. '한복'의 원조가 자기 껏이라고 우겨대는 저 중국도 금나라, 원나라, 청나라 등, 그들의 역사 중에 약 40%에 달하는 역사는 분명 이민족의 지배를 받은 역사이기에, 우리는 충분히 자존감을 가져도 될 것이다. 






우리에게 우월감을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 잠시 역사적으로 팩트를 설명하자면,

그들에게 있어 '한푸'는 16C의 의복이었다. 15세기에 우리나라의 많은 여성들이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갔고, 공녀로 끌려간 여인들 중 원나라 서열 2위(아들이 황제가 된 후로는 1위)까지 올라간 고려의 여성이 있었는데, 바로 어떤 드라마에서 하지원이 연기했다는 '기황후'다. (아쉽게도 드라마는 보지 못했다) 그녀의 아들이 훗날 원나라 황제 순제가 되어 황제의 어머니가 된 '기황후'는 고려의 의복을 입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황후를 따르는 수많은 고려의 공녀들이 황후를 따라 고려의 의복을 입었고, 이것이 유행처럼 원나라 여인들에게도 퍼지게 되어 '한복'이 중국의 의복에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하지만 곧이어 명나라가 들어서고, 이를 못마땅해한 황제가 고려옷 입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까지 펼치게 되니, 그 당시(16C) 고려 의복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중국의 의복이, 바로 그들이 알아야 할 '한푸'의 역사다. 


역사적인 팩트가 이러한데, 중국에서 공부 좀 했다 하는 베이징대학에서 이러한 주장을 한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그들의 무지함과 건방짐에 불쾌하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주장에도 여전히 사대주의에 빠져있는 일부 한국사람들을 보면 부끄러워 화가 날뿐이다.






우리는 세계 10위안에 드는 경제대국이다. 

잘은 모르지만, 군사력도 6~7위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전히 자살률이며 몇몇 좋지 않은 순위에도 상위권에 있지만, 어쨌든 우리는 단군이래 최대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만은 맞다. 


어떠한 책에서, 우리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국민들에 비해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이유 중에 하나가, 수많은 외세에 침입을 받았던 역사와, 그러한 역사 속에서 '성리학'을 크게 받아들여 뼛속까지 사대주의가 퍼져있어서 때문이라고 봤던 적이 있다. 

그래, 좋다. 사대주의도 좋고, 저들의 주장이 우리 K-POP을 부러워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백번 이해한다 치자. 일일이 대응할 필요도 없고, "그럼 니들 치파오는 뭔데?"라고 유치하게 반문할 필요도 없다. 그래도, '반일 종족주의'같은 쓰레기 같은 책에 일부가 공감을 하고, 여전히 중국에 대해 '대국'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대주의에 빠져서 눈치만 보는 일이, 이 땅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잖아.. 


제발.. 

우리의 자존감을 스스로 떨어뜨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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