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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계형트렌드 Apr 10. 2021

그 선 넘으면 노잼이야 삑, 기업들의 만우절 마케팅

어 속았다, 만우절에 진심인 기업들

썸네일 이미지 ©네이버웹툰의 만우절 특집 '여신강림' 썸네일


트렌드를 아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생계형트렌드입니다. 

이번 트렌드 기획은 올해 기업들의 <만우절 마케팅>입니다. 

만우절 마케팅의 핵심은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진다)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건데요! 단순 재밌는 거짓말이 아니라 대중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선을 잘 지켜야만 성공적인 만우절 마케팅을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어떤 기업들이 아슬아슬 선 타기를 했는지 함께 알아볼게요.




Intro

©시니어매일

만우절이 다가오면 다들 재밌는 장난, 귀여운 거짓말 혹은 거짓말을 빗댄 속마음 전하기 등등을 준비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4월 1일은 어쩌다 거짓말을 해도 용인되는 만우절이 되었을까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그중 가장 유력한 설은 프랑스에서 시작됩니다. 옛날의 신년은 3월 25일부터 시작되었는데 그 날부터 4월 1일까지 춘분제가 행해졌고 마지막 날에 선물을 교환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1564년 프랑스의 샤를 9세가 새 역법을 채택하면서 새해를 1월 1일로 고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4월 1일을 신년제의 마지막 날로 생각하고 선물을 교환하거나 신년 잔치 흉내를 내며 장난을 쳤다고 해요. 이것이 만우절의 시초가 되어 각국으로 퍼지게 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한 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첫눈이 오는 날 신하들이 왕에게 가벼운 거짓말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었다고 전해지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만우절날 도 넘은 장난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119에 거는 장난전화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충남도는 최근 10년 만우절 날 119에 장난 신고를 한 사례가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처벌이 강화된 덕도 있지만 사회가 바뀌면서 시민의식이 과거에 비해 성숙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제 대중들도 무조건적인 장난보다는 어느 정도 성숙하고 선을 지키는 장난만을 용인한다는 뜻입니다. 그 선을 지키지 못했을 때 대중들은 얄짤없이 등을 돌립니다. 모든 기업들이 선을 잘 지키며 재밌는 만우절 마케팅을 펼치면 좋겠지만 올해도 역시 잘한 기업, 못한 기업 모두 존재했는데요. 사례를 통해 만나보겠습니다.





여기가 바로 만우절 맛집! 식품·유통 기업들


만우절을 준비하며 가장 설렜을 기업은 식품·유통 기업일 것이다. 자사의 제품을 이용한 장난이나 새로운 제품의 조합 등 비교적 적절한 이벤트를 하기 좋기 때문이다. 역시나 이번에도 식품·유통 업계들은 만우절 농담 같은 제품들을 잔뜩 선보였다. 

© 빙그레

먼저 빙그레는 만우절을 맞아 자사의 아이스크림 제품 '붕어싸만코'와 '더위사냥'을 새로운 모습으로 한정판 출시했다. 붕어싸만코는 불닭소스를 만나 '멘'붕어싸만코로 변신했고 더위사냥은 에너지드링크 아이스크림으로 변신해 '졸음'사냥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출시됐다. 멘붕어싸만코에는 불닭소스가 5% 첨가됐고, 졸음사냥에는 에너지드링크 한 캔 분량인 타우린 1000mg이 들어갔다. 이 제품들이 출시된 이후 유튜브에 후기 영상이 올라오며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빙그레뿐 아니라 롯데제과 역시 대표 아이스크림 죠스바를 색다르게 출시했다. '메론먹은 죠스바'로 기존의 딸기 맛 대신 메론 맛으로 속을 채웠다. 세 제품의 공통점은 그렇게 기대되는 맛은 아니지만 '그게 무슨 맛일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점이다. 비록 맛이 처참할지라도 궁금증에 구매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빙과 기업 입장에서, 정식 제품으로 출시되기엔 부담스럽지만 재미있고 신박한 조합들로 대중들의 선호도를 짐작하고 반응을 물색하기에 만우절이 좋은 핑계가 되어준 것 같다.




© 샘표
© 애슐리

샘표 역시 육포를 이용해 만우절 마케팅 대열에 합류했다. 샘표의 간식 브랜드 질러는 만우절을 맞이해 '질러 肉PHO' 기획팩을 선보였다. 육포를 의미하는 '肉'과 쌀국수를 의미하는 'PHO'가 만난 육포와 쌀국수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기획팩이다. 이 기획팩에는 자사의 캐릭터 질러맨 등신대도 포함되어 있어 혼밥을 자주하는 MZ세대들에게 혼밥 메이트가 되어주겠다는 의도이다. 한편으론 코로나로 인해 해외를 가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쌀국수와의 콜라보 상품으로 이국적인 경험을 선사해 주려했던 의도가 아닐까 싶다. 애슐리 역시 이색 메뉴들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애슐리는 자사의 인스타그램에 '민트보나라 떡볶이', '아삭! 오이피자', '마라아이스크림', '초코통살치킨'의 기상천외한 메뉴들을 공개하며 출시를 원하는 메뉴에 좋아요를 눌러달라고 게시했다. 해당 메뉴들은 실제 출시할 메뉴들이 아닌 만우절 날을 위한 '폰'메뉴였으나 MZ세대들의 열띤 호응을 얻기에는 충분한 마케팅으로 보인다.




© 신세계면세점

유통 업계에서는 신세계와 11번가가 만우절을 겨냥했다. 신세계 면세점은 '신세계면세점이 속아줄게'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용자가 해외여행에 가는 척하고 300달러 이하의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은 뒤 장바구니 열람에 동의하면 응모가 완료된다. 신세계면세점은 추첨을 통해 선정된 41명(만우절은 4월 1일이니까~)에게 장바구니에 담은 제품들을 모두 증정한다. 11번가는 선물하기 전문관에서 만우절 기획전을 열었다. 이색 콜라보 제품, 다양한 집콕 아이템, SNS 인증용의 모형 상품들을 한자리에 모아놨다. 실용성이 크진 않지만 재미있고 독특한 제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 그 유쾌함을 극대화한 것이다. 김기웅 11번가 선물하기 팀장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 유머러스한 상품들을 모은 만우절 행사를 통해 고객들에게 쇼핑의 즐거움을 선물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비교적 자사의 제품과 플랫폼을 이용하여 선을 넘지 않고 재미있게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식품·유통 기업들은 만우절이 자신들의 이미지를 더욱 재치 있고 YOUNG 하게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돼줄 것 같다.(물론 선을 넘지 않은 범위에서!)







이런 기발한 장난이! 그 외의 기업들


ⓒ네이버웹툰 유튜브

매해 만우절마다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 몫에 받는 기업이 있다. 바로 웹툰 썸네일을 활용해 눈이 즐거운 만우절 이벤트를 무려 2018년부터 선보여 온 네이버웹툰이다. 소비자들의 기대를 알고 있었던 네이버웹툰은 31일 만우절을 앞두고 공식 sns를 통해 티저 영상을 게재했다. 닭 모양의 타이머가 돌아가며 만우절 초읽기를 시작했다. 마지막엔 '하아... 만우절... 뭐라도 하긴 해야겠지...?'라는 문구로 유쾌함과 기대감을 동시에 전달했다.


ⓒ네이버웹툰, 풀무원

역시 네이버웹툰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총 381개 웹툰 썸네일 이미지를 쿠키로 구운 웹툰 캐릭터로 교체했다. 네이버웹툰 담당자들이 직접 만든 쿠키로 모양도 완성도도 제각각이다. 그런데 왜 하필 쿠키냐고? 네이버웹툰 이용자라면 모두 알다시피 '쿠키'는 네이버웹툰의 유료 결제 수단이다. 이용자들이 다음 화가 궁금해질 때 '쿠키 굽고 싶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이에 착안해 재미난 아이디어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이벤트는 풀무원식품의 '토이쿠키 만들기' 제품과 콜라보한 것으로, 풀무원은 '네이버 웹툰 만우절 한정판 토이쿠키'를 새로 출시했다.'최애' 썸네일을 투표한 독자들 중 401명에게는 해당 토이쿠키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해 참여도를 높이고 유쾌한 경험을 선사했다. 네이버웹툰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쿠키를 만드는 직원들의 모습을 담은 메이킹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카카오톡

네이버의 경쟁자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만우절 이벤트를 진행했다. 4월 1일부터 4월 5일까지 '참신한 거짓말'을 하면 나무 심기 사업에 지원하는 기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용자가 해당 이벤트 페이지에 참신한 거짓말을 댓글로 달거나 카카오톡 친구에게 공유 시 나무 인형의 코인 '거짓말 나무'가 1미터씩 높아진다. 목표치인 50만 미터를 넘기면 카카오커머스가 약 1만 그루의 나무 심기 사업에 기부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힘든 시기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용자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드리고, 참여를 통해 사회적 가치도 실천할 수 있는 만우절이 될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선한 만우절 장난은 실패하기 어렵다. 재치 있는 이벤트로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고, 선한 영향력으로 좋은 브랜드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는 그야말로 일석이조 마케팅이다




'컴투스프로야구2021'에 등장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컴투스]

한편 컴투스의 모바일 야구 게임 '컴투스프로야구2021'은 만우절을 맞아 이용자들이 깜짝 놀랄만한 이색 이벤트를 준비했다. 2021 시즌 새로운 구단으로 KBO리그에 참가한 SSG랜더스 구단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팀 내 투수로 깜짝 등판한 것이다. 만우절 하루 동안은 SSG 구단의 모든 투수 얼굴을 구단주 정용진 부회장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선수의 얼굴을 평소보다 3배 이상 커지게 하는 '빅헤드' 모드를 설정하여 정 부회장의 디테일한 표정 변화까지 확인해볼 수 있어 색다른 재미 요소를 선사했다. 아울러 평소 활발한 sns 활동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은 정 부회장은 게임 속 SSG 랜더스 선수가 플레이할 때 관중석에서 직관하는 모습이 담긴 짧은 영상을 게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정용진 부회장은 SSG랜더스 창단식에서 "게임에선 져도 마케팅에선 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에 컴투스와 함께 진행한 만우절 프로모션 역시 야구팬들에게 좀 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고 이색적인 마케팅으로 화제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데브시스터즈

요즘 핫한 게임 콘텐츠 기업 데브시스터즈 역시 RPG 게임 쿠키런 킹덤의 만우절 기념 영상을 공개했다. '설탕노움 출시'라는 제목으로 등장한 영상은 쿠키런의 신규 쿠키 캐릭터 '설탕노움'의 등장을 알린다. 전설급의 전투력을 갖춘 설탕노움맛 쿠키의 등장에 이용자들은 "설탕노움 밸붕(밸런스 붕괴)이다!' 등의 반응들로 기대를 했지만 이는 만우절 장난으로 실제로 출시되지는 않았다. 대신 영상 말미에 설탕노움과 관련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쿠폰 번호를 공개했다. 아이템은 바로 장식 아이템 '아마도 재배노움'으로, 땅속에서 머리만 내민 채 꿈을 꾸는 설탕노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만우절 이벤트 영상의 끝에 허브맛 쿠키가 재배노움에 물을 주는 장면이 나와, 이용자들은 매일 물을 주면 자라서 진짜 설탕노움 캐릭터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담긴 추측을 한껏 쏟아내는 중이다. 


ⓒ데브시스터즈X엔젤리너스

이어 엔젤리너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만우절 이벤트를 진행했다. 쿠키런의 캐릭터 천사맛 쿠키를 활용한 머그잔을 출시했는데, 캐릭터 선정에 대해 데브시스터즈 측은 “두 브랜드가 공통적으로 가진 캐릭터 디자인을 활용했다”라며 “‘쿠키런’의 ‘천사맛 쿠키’를 엔제리너스의 천사 캐릭터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천사' 캐릭터라는 두 기업의 공통점을 통해 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이외에도 쿠키런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콜라보레이션 콘텐츠 영상을 공개했다. ‘에스프레소맛 쿠키’가 만든 커피와 ‘허브맛 쿠키’, ‘칠리맛 쿠키’가 만든 반미 샌드위치와 커피를 ‘천사맛 쿠키’가 일에 지친 ‘설탕노움’들에게 전달하는 재미있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쿠키런’의 캐릭터 ‘용감한 쿠키’가 운영한다는 콘셉트로 개설된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는 엔제리너스를 운영하게 된 ‘용감한 쿠키’와 ‘에스프레소맛 쿠키’, ‘라떼맛 쿠키’, ‘천사맛 쿠키’의 에피소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단발적인 콜라보 하나에도 정성스러운 세계관을 적용시키는 데브시스터즈. 역시 마케팅 맛집이라고 불릴만하다!







이곳이 만우절 과몰입의 장! 대중과의 소통을 이용한 기업들


만우절 마케팅 흥행의 관건은 대중과의 소통에 있다. SNS·커뮤니티·기타 플랫폼들을 영리하게 활용하면 만우절 마케팅을 더더욱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 특히 요즘 MZ세대들은 재미있는 콘텐츠를 서로 공유하며 확산시키고 부캐, 판플레이 등 특정 세계관 속에서 과몰입하여 해당 세계관을 유머러스하게 소비한다. 이번에도 이러한 젊은 세대의 특성을 잘 간파하여 활용한 기업들이 있어 소개해보겠다.



ⓒ 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NCT DREAM(엔시티 드림)은 만우절을 맞아 가상의 카페 'Cafe 7 DREAM'을 개업했다. 엔시티 드림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 계정을 통해 가상의 카페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엔시티 드림의 7명의 멤버들이 각각 실제 카페의 직원이 되어 역할을 분담하고 메뉴를 출시하고 소비자를 응대하는 등 단단히 과몰입한 마케팅을 선보였다. 엔시티 드림이 다가오는 4월 중 컴백을 예고한 지금 만우절을 겨냥한 과몰입 마케팅을 통해, 컴백 홍보뿐만 아니라 팬들에게 보다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유대감을 견고히 하는 효과를 얻었다. 특히 SNS를 통해 활발한 소통을 하는 MZ세대에게 적합한 플랫폼을 이용하고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유튜브의 브이로그 콘텐츠 등 각 플랫폼에 적합한 콘텐츠를 기획에 과몰입의 몰입도를 높였다. 단순히 만우절 당일의 단발성 재미를 넘어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카페라는 콘셉트 하에 소품, 음료, 디저트 등 높은 퀄리티로 세계관을 구축하여 정성 있는 만우절 마케팅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 넷플릭스 트위터

넷플릭스 역시 자사의 SNS 계정을 이용한 만우절 마케팅을 펼쳤다. 만우절 당일 넷플릭스의 트위터 계정의 깜짝 변신을 꾀했다. 바로 엄태구의 팬 계정으로 변신한 것이다. 트위터는 좋아하는 연예인의 짤 공유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SNS 플랫폼이다. 이러한 특성을 잘 활용하여 기업 계정이 아니라 진짜 팬 계정처럼 대중들을 감쪽같이 속였다. 만우절 날, 해당 계정에는 엄태구의 여러 짤과 함께 그를 향한 주접 멘트들이 올라오며 실제 팬 계정을 방불케 했다. 넷플릭스가 이렇게 엄태구의 팬을 자처하며 과몰입한 이유는 이달 9일 개봉한 엄태구, 전여빈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 홍보를 위함으로 여겨진다. 전형적인 영화 홍보의 틀을 깨고 만우절이라는 시기적인 기회를 이용하여 간접적이고 재치 있게 영화를 홍보했다.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많이 리트윗 되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몰아 호기심을 자극하고 다가오는 영화 개봉에 기대감을 고조하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챙길 수 있었다.



ⓒ 이투데이의 중고나라 캡처 재인용


이용자들이 스스로 만우절 장난에 적극 동참하며 기업이 홍보 효과를 누린 사례도 있다. 바로 번개장터·중고나라가 그 주인공이다. 이날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소비자들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담긴 이색 상품들이 출몰했다. 중고나라는 '전국 매물 자랑'이라는 만우절 이벤트를 준비하여 이용자들이 만우절에 걸맞은 이색 매물을 등록하게 했다. 심사를 통해 상품을 지급하는 것이 보상이다. 이에 많은 이용자들이 원효대사 해골물, 벽돌, 공기 등 유머러스한 이색 상품들을 내놓았다. 매물을 등록하며 관련된 여러 드립을 치면서 재미를 더했다. 번개장터에도 지구를 판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이런 만우절 매물들은 화제가 되어 적극적으로 댓글이 달렸는데, 이색 매물에 대한 재미있는 반응과 함께 과몰입한 이용자들의 재치 있는 맞받아치기가 만우절의 재미를 더해줬다. 중고거래의 특성을 적절히 이용하여 소비자들의 참여를 높였고, 알고도 속아주는 이용자들의 재치 있는 반응들이 더해져 활발한 소통의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마무리됐다.







분위기 파악하고 가실게요~ 선 세게 넘은 기업들


사명 변경 공식 트윗 이후 뒤늦게 만우절 장난임을 알린 폭스바겐

한편 적당한 선을 지키지 않은 만우절 장난 때문에 대중의 뭇매를 맞은 기업도 있다. 독일 최대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은 지난 29일 공식 트위터에 사명 변경 소식을 전했다. 전압의 단위를 의미하는 볼트(Volt)를 새로운 사명에 포함시켜 '볼츠바겐'으로 사명을 변경함을 선언하며 앞으로 폭스바겐의 미래 사업 지향성이 '전기차'에 있음을 내비쳤다. 빠르게 확산된 소식은 폭스바겐 주가가 최고 12% 까지 치솟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31일 밤, 폭스바겐은 4월 1일 만우절을 기념한 단순 장난임을 발표하며 소비자들과 주주들에게 허무함과 분노를 안겼다. 문제는 도가 지나친 장난으로 단기간에 주가를 폭등시켰다는 데에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폭스바겐을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SEC 전 집행관은 “보통 기업의 만우절 농담은 사소하거나 명백히 거짓말임을 알 수 있어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이는 통상적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전기차 사업에 대한 의지만큼은 진심임을 언급하며 기업의 긍정적인 전망을 약속하는 대응을 보여줬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장난은 4월 1일 당일이 아닌 그보다 나흘이나 일찍 공개했을 뿐 아니라, '혹시 만우절 장난이냐'고 묻는 일부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니라고 답해 충분히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만 했다는 점에서, 최악의 만우절 마케팅 사례로 길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론 머스크의 만우절 장난 전적들..

비슷한 사례로 요즘 핫한 인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역시 논란에 올랐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경영하는 '스페이스X가 도지코인을 달 위로 도달하도록 할 것이다'라는 모호한 글을 올렸다. 이는 도지코인이 달에 도달할 정도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증시에서 'to the moon'은 가격 급등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이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선 도지코인이 훗날 화성 가상 화폐로 쓰이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이 덕에 도지코인은 단 몇 분 만에 32% 급등했다.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최애'코인으로 잘 알려져 있고, 평소에도 머스크의 트윗 한 줄이 장의 급락을 결정짓기도 해 '머스크 빔(머스크가 가격을 쏘아 올린다)' 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머스크는 가상화폐 장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이에 이를 장난으로 해석하지 못한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고점에 매수해 금전적 피해를 껴안게 되었다. 머스크의 선 넘은 장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8년엔 테슬라가 파산했다는 트윗을 남겨 한바탕 난리가 났다. 당시 모델S 충돌사고 조사 중이었던 테슬라는 신용등급 하향으로 재정난 우려까지 있어 가벼운 농담으로 무시하긴 어려웠다. 이에 테슬라 주가는 장중 7% 이상, 최고치 대비 36% 급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더 매집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으며 역시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폭스바겐과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윗 한 줄이 가지는 영향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중하지 못한 장난으로 소비자와 투자자를 기만했다. 특히 두 사례 모두 금전적인 문제와 연관되어 있어 더 큰 논란을 빚었다. 도가 지나친 만우절 장난은 사람들에게 큰 혼란과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러므로 만우절 마케팅을 기획할 땐, 가벼운 장난이 심각한 사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기업은 충분한 내부 검열을 거쳐 '쳐도 괜찮은' 장난과 '치지 말아야 할' 장난을 확실하게 점검해보길 바란다. 







Outro

ⓒ 라카이코리아

반면, 선도 잘 지키고 시국까지 잘 반영해 적극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만우절 마케팅 사례가 있습니다. 국내 패션 브랜드 '라카이 코리아'는 만우절을 맞아 한 합성 그림을 공개했는데요. 그림 속엔 우리 선조들이 평상에 모여 훠궈와 딤섬, 마라탕 등을 먹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고, 우측엔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훠궈와 딤섬 그리고 마라탕을 즐겨드셨다"는 글이 적혀있습니다. 이와 함께 라카이 코리아는 "모든 거짓말이 용납되는 단 하루 만우절이다"면서 "1년 365일이 만우절인 듯 멈추질 않는 중국의 역사 왜곡, 중국의 동북공정이 얼마나 황당한 주장인지 그 기분을 느껴봤으면 한다"며 의도를 전했습니다. 이와 한복과 김치가 우리나라의 것임을 밝히는 고문의 내용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라카이 코리아는 한국의 전통미가 돋보이는 제품을 출시하고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기에 이러한 만우절 마케팅을 실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라카이코리아

하지만 중국과 일본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기획이 논란이 됐습니다. 비난은 점점 더 거세지고 역사왜곡까지 범하는 중국·일본 네티즌들을 향해 라카이코리아는 국제소송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국내에선 이 같은 결정에 소송 비용을 후원하고 싶다는 응원글이 올라왔고, 이에 라카이코리아는 펀딩 전용 '감사 랜덤박스' 패키지를 공개해 하루 만에 2000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후원에 동참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은 확실히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와 같은 '소신' 마케팅은 다른 쪽의 집단을 배척하게 되거나 갈등의 고조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옳은 지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겐 호응을, 반대로 저격당한 중국과 일본 소비자들에겐 거센 비난으로 법정 대응까지 진행하게 된 라카이코리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이번 주 리포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주세요.

의견도 좋고 피드백도 좋습니다. :)


>>그럼, 오늘도 생존 신고 완료!

다음주 생트는 한 주 쉬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

더 좋은 기획과 인사이트로 돌아오겠습니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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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119 장난전화 이제는 '0'....왜? (경향신문, 2021.04.01)

코로나 2년째 만우절 풍경…온라인 세상 '낚시짤'로 들썩 (뉴스원, 2021.04.02)

"만우절이니까"… 멘붕어싸만코·메론먹은 죠스바, 실제로 판다 (머니S, 2021.04.01)

샘표, 만우절 기념 '질러 肉PHO(육포)' 한정 판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2021.04.01)

유통업계, 만우절 맞아 이색 이벤트 '눈길' (뉴시스, 2021.04.01)

민트떡볶이·마라아이스크림 '무슨 맛일까'… 애슐리 "만우절 기념이야" (머니S,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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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 최고의 마케팅?"… 폭스바겐 '만우절' 장난이 브랜드에 미친 영향 (브랜드브리프, 2021.04.02)

“훠궈·마라탕, 韓전통음식” 中 놀린 만우절 역동북공정 (국민일보, 2021.04.01)

中日‘역사왜곡’ 국제 소송 입장 밝힌 라카이코리아…줄잇는 후원 (서울신문, 2021.04.07)

(영상)라카이코리아에 "돈쭐 내주자"…무슨일이 (뉴스토마토, 20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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