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아리마대의 요셉은 존경받는 공회원이요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라, 그가 당돌하게 빌라도에게 예수의 시체를 달라하니, 백부장에게 확인하고 시체를 내어 주다. 요셉이 예수를 내려다가 세마포에 싸서 바위 속에 판 무덤에 넣어 두고 돌을 굴려 무덤 문에 놓으매, 막달라 마리아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 둔 곳을 보더라. (막 15;42-47)
카라바조의 1602-03년 신약성서를 주제로 한 <그리스도의 매장>은 카라바조의 작품 중 최고의 찬사를 받은 작품으로 후에 여러 화가들에 의해 모사되거나 차용되었다. 이 작품은 치에사 누오바의 소성당 카펠라 델라 피에타를 위해 기롤라모 비트리체의 요구에 의해 그려진 작품으로 1603에서 1604년 사이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면은 강한 빛이 그리스도의 시신을 중심으로 사선구도로 매장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밝게 비추고 있으며, 그 배경은 짙은 어두움으로 단순하게 처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시신을 묘석에 안치하려고 젊은이는 어깨와 허리를, 노인(요셉)은 허리를 굽히며 두 손 모아 힘주어 무릎을 잡고 있다. 바로 뒤에 침통한 어머니 마리아는 시신의 머리 위에 오른손을, 옆에 있는 여인은 손으로 눈물을 닦는 애절한 모습이고, 그 뒤의 여인은 애통한 표정을 지으며 두 팔을 벌리고 있다.
카라바조는 영적 신비의 묘사를 강한 명암의 극적 대비로 화면을 채우고 있다. 그리고 성서에서 일어난 일을 신이 아닌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들어서 성자가 된 인간들의 신비한 체험과 순교를 통해서 표현한 종교화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