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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I Nov 10. 2024

오십이즈 다이어리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들~

20년 전 이 시간에 엄마는 병원 분만실 침대에 누워서 아들이랑 만나는 순간만을 기다단다.


너무너무 보고 싶고 애타게 기다려도 도통 나올 생각이 없는 아들.

10월 2일이 예정일이었는데, 한 주가 지나도 두 주가 지나도 도통 나올 생각이 없는 아들을 보고, 아빠가 "어차피 늦은 거 생일케이크 하나만 사게 엄마 생일날 나와라!"

했을 땐 화가 나서 막 화를 냈었어.


근데, 9일 날 병원에 입원할 때까지도 아들이 나올 생각을 안 하네? 분만실 침대에 누워서 아기를 낳고 나가는 산모들을 밤새 보면서 결국 10일이 되었고, 의사가 유도분만제를 놓고, 가족분만실에서 별을 몇 번을 보고 애를 써도 아들이 나올 생각을 안 하더라고... 정신이 혼미하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데, 의사가 와서 그러는 거야!


"산모님! 지금 아기가 골반에 머리가 끼어서 숨을 안 쉬어요. 산모님 골반 협착증이 있으셔서 더 이상 골반이 안 열려요. 아기가 나오는 걸 포기한 것 같아요.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둘 다 위험해요. 자연분만 고집하지 말고 어수술해야 합니다. 허락하시죠?"


엄마는 자연분만을 고집하지 않았는데, 몸의 뼈가 다 바스러질 것 같은 고통에도 그냥 그렇게 해야 아들을 만날 수 있는가 보다 견뎌야 하나보다 생각했을 뿐이었는데...


그래서 급하게 수술실로 이동을 했어! 점점 숨을 못 쉬겠는데, 자꾸 산소호흡기로 입을 막는 거야! 그게 코와 입을 막아서 숨을 못 쉬겠다고 빼내니까 수술실로 이동하는 간호사가 그러더라고,


"아기가 숨을 못 쉬니까 엄마도 호흡이 안 되는 거예요. 지금은 엄마랑 아기가 하나가 되어있어요. 엄마가 호흡을 해 줘야 아기도 버티니까 쓰고 계셔야 해요"


그래서 답답하지만 산소호흡기를 쓰고 수술실로 들어갔어! 차가운 수술실 안에서

"마취하겠습니다." 소리와 동시에 "애가 위급합니다."라는 소리가 들리고  "메스 줘!" 하는 다급한 소리도 들렸지!

이런 의사들의 소리가 들리며 차가운 메스가 아랫배에 닿는 느낌과 동시에 차가운 매스는 를 찌르고 들어가면서는  살이 찢어지는 뜨거운 고통으로 느껴졌어ㅡ 아픔이 느껴지는 순간 엄마가 비명을 지르듯 내뱉은 소리는


"선생님 마취가 아지익..." 


아들에게 수백 번도 넘게 해 준 얘기지? 이렇게 말하고 엄마의 기억은 없어.

깨어나보니 회복실이었고, 엄마는 아들이 나오는 순간을 보지 못했지! 병원에 가기 전 날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

수술을 한 덕에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어! 생일날 미역국은커녕 물 한 모금 못 얻어먹었지!


엄마가 태어나서 미역국을 못 먹은 첫 생일이었지! 하지만, 어떤 선물보다 소중하고 감사한 선물을 받은 날이었어.


새벽기도를 일 년을 다니면서 아기를 보내달라고, 엄마한테 아기가 없는 운면 하느님께서 세상을 위해 쓰실 사람을 나를 통해서라도 나오게 해 주시라고 바라고 떼를 써서 아들을 생일날 선물처럼 받게 된 것 같았어!


제왕절개를 해서 당장 아들 얼굴을 볼 순 없었지만 침대에 누워서 기도했었지!

'하느님! 감사합니다. 세상 태어나 지금까지 앞으로도 이렇게 귀하고 소중한 생일선물은 또 없을 거예요. 열심히 건강하고 하느님의 일꾼으로 세상을 위해 일할 멋진 사람으로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이 아이를 항상 지켜주시고 축복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아들 얼굴을 보러 가기 위해서 누워서 할 수 있는 건 뭐든 했어. 무거운 몸을 약한 팔목으로 지탱해서 일어나니까 7인실에 있던 다른 산모 엄마들이 전부 팔목 상한다고 한 마디씩 해도 엄마 귀엔 들리지도 않았어! 우리 아들이 빨리 보고 싶었거든! 그 덕에 지금까지 손목이 엉망이지만 말이야!


그리고, 엄마 발로 신생아실까지 걸어서 아들을 처음 보았을 때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 자그마한 녀석이 인상을 쓰고 울어대는 모습!

제가 내 아기라니... 예뻤어! 신생아실 어떤 아기들보다 제일 눈에 띄더라고

아빠가 찍어다 준 사진에선 늘 웃고 있던 아들이 이상하게 엄마가 보러 가면 울어댔지만 그래도 엄마눈엔 울 아들이 젤 예뻤어!


늘 태동을 하던 새벽시간이면 신생아실에서 비명이 들렸어!


"아~~~~~악~ 잉애~"


아들의 울음소리는 단에 알아들을 수 있게 특이했어.  꼭  아이 소리지르 듯 '~'하는 명하고 맑은 소리로 백~ 소리를 지른다음 응애 하는 울음소리를 내더라고. 

목청도 얼마나 크던지 병실에 누운 엄마에게까지 아들의 울음소리가 들렸어!

그때 득음을 해서 울 아들이 노랠 잘하나 봐! 그러고 보니 아들 그림 그리고 작업하는 시간이 새벽인 이유 신생아실에서 새벽에 깨 습관부터가 아닐까?


아무튼 엄마에게 평생 가장 소중하고 귀한 생일선물로 와 준 우리 아들! 생일 축하하고, 이제 만 나이로도 꽉 채운 스물이 된 것도 축하해!

항상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엄마는 아들에게 꿈이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세상을 함께 할 에너지가 있고 성실함과 세상에 관심이 있다는 것에 기특함과 동시에 동시대를 사는 사람으로 멋짐도 느낀단다.


앞으로 세상의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행복을 전하며 함께 살아가는 스스로도 행복한 작가님이 되길 바란다.


아들!

늘 꿈꾸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네가, 엄마는 늘 자랑스럽고 감사해~

이렇게 멋지고 예쁜 아들로 자라주어서 고마워!!!

너무너무 사랑한다! 내 귀하고 소중한 아들...


엄마의 아들로 와 줘서 고마워~❤

 

2024년 11월 10일 엄마 오십의 생일날 아들 스물의 생일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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