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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x flyboy chef Oct 12. 2023

미국서 만났던 Old buddy들

찬바람 불면 언제나 생각나는 나보다 50살이상 연상 친구들

회사에서 대표님이  골프에 관한 얘기를 하시는 바람에 급 미국서 대학다니던시절 알게된 2+1 영감님들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해볼까 합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특성상(공과계열 전문학교) 인문 교양과목이 비중이 높지는 않았지만 학점이수를 제대로 안하면 발목을 심하게 잡히는 학교 스타일이라 나름 열심히 하려고 노력을했지요.


외국서 학교다녀본 분들이라면 완전 ㅎㄷㄷ하실만한 나이많은 백인여자 교수+ 결혼도 한번안한 싱글인(그냥보면 전형적인 깐깐하고 골치딱아픈 스테레오 타입) 소셜릴레이션 교수님이 기묘하게도 동양인 특히 한일 유학생들 한테는 상대적으로 무척 친절 하셨는데, 젊은시절 한국과 일본에서 피스코 생활을 하셨다고 한참 나중에, 그것도 수업 더이상 안들을때 얘기해 주시더군요.


Any way, 그 교수님이 수업시간중에 엑스트라 크레딧을 받을수있는 발렌티어를 모집하신 다는데 다들 시큰둥 하고 웅성웅성 나가는데 5명의 학생을 따로 부르시더라고요, 한인교포1명, 일본인 유학생, 저, 반에서 제일 나이스했던 미해군 상병출신 백인아이하나, 미해병대 하사출신 푸레르토인 형님 이렇게 5명만 부르니 조금 의아하면서 우리끼리 서로 보고는 분위기가 뭔가 빡세고 투덜거리거나 싸가지 없는 놈들은 못하는 일인가보다 했습니다.


교수님이 강의실에 저희 5모아놓고 파이널에 이 프로젝트를 완료하면 웬만큼 시험 fuc* up(이 엘레강스한 할머니 입에서 처음 들어본f자 욕이라 지금도 기억나네요ㅋ)해도 학점 무사히 받는데는 문제 없다고 하시더니 상당한 코밋먼트가 요구되고 프로젝트 마지막에는 졸업하고 나서도 도움이 될수도 있다 라고 얘기를 하시더군요.


내용은 양로원에 계신 은퇴하신 재향군인 10분을 월1회 이상 인터뷰하고 한달에 한번씩 리포트쓰고 학기 마지막에는 이분들이 우리를 evaluation 하셔서 교수님 한테 리포트 하신다고 하더군요.


일단 저희5은 OK하고 2분씩 나눠서 인터뷰 하라고 하시더니 뽑기를 시키시더라고요ㅋㅋ


저는 도미토리에서 차로 30분정도 걸리는 상당히 고급 골프장 끼고있는 양로원에 걸렸고 다른친구들은 재향군인병원, 또 다른 녀석들은 좀 평범한 양로원 등으로 나눠서 가게 되었죠.


저는 사설 고급양로원에 걸려서 은근히 긴장했었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까탈스런 양반들이 아닐까 싶어서요.


암튼 그주 주말에 두영감님들과 약속을잡고 제 낡은 닷지 다코타 픽업트럭을끌고 1번 영감님을 먼저 만나러 갔습니다.


교수님이 이름,전번,주소 이외에는 다른건 직접 만나서 알아내라고 안가르쳐 주시더군요.


상당히 깨끗한 리조트같은 건물에 꽤 좋은 작은 1BR 아파트같은 공간으로 들어가니 작은 주방테이블 의자에 앉으라고 하시더군요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허걱ᆢ거실벽에 흰색 바탕에 시커먼 십자가가 그려진 리벳으로 연결된 딱 봐도 비행기(WW2 독일공군기 느낌 팍) 쪼가리하나가 걸려있더군요.


커피2잔 가져오시면서 내건너에 앉으시더니 제가 넉놓고 그비행기 조각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Do u know what the hell that is, son?' 이라고 하셔서 'Is that a real piece of German Luftwaffe plane?' 이라고 물어봤더니 살짝 이짜식 별걸 다아네 하는 표정을 보이시더니 Yep 이라고 아주 짧게 대답을해서 제가 쪼매 놀래서 'How..how the hell....what in the...????' 이라고 했던듯 싶은데 이양반 대답이 'wanna simple ver or whole story?' 그러셔서 당근 리포트도 써야하고 하니 전부 들려달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I shoot 'em down on Jan '45, at out skirt of Munich' 뮌핸 외각쪽에서 내가 격추시켰지 로 시작하시더니, 21살의 공군 소위시절 본인의 편대장기와 전투정찰비행 나가셨다가 메사슈미트 2대가 자기들 아래나는걸 보고 즉시 달려들었는데 하나는 미친듯이 도망가고 나머지 하나는 자기들 둘을 상대로 진짜 신들릿듯이 싸워서 엄청 고생한 끝에 자신의 편대장과 자신이 궁지로 몰아서 편대장이 결국 격추를 시켰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연료가 더 남아있고 정찰임무도 있으니 한바퀴 더 돌자고 하는데 낮은고도에서 저속의 연락기 한대가 바쁘게 도망가는 모습이 보여서 다시 달려들었고 편대장이 사격을가했지만 요리조리 빠져나가서 결국 편대장 탄약이 다떨어지고 자기보고 'u lucky bastard, its ur birthday' 그러더니 비켜주더랍니다, 45년1월달은 그짱짱하던 독일공군이 완전히 쪼그라들어서 그날 아침같이 정찰시에 비행기 3대나 보는건 거의 로또맞은 수준이었다고 하시더군요.


잽싸게 쫒아가서 3~4차례 사격끝에 격추를 시켰는데 아우토반 바로옆에 추락을 했다네요, 격추전과 확인하러 한바퀴 도는데 편대장이 souvenir 안가져올래? 그러더랍니다. 자기가 위에서 엄호할테니 다녀 오라고ᆢ


그말떨어지기 무섭게 급 아우토반에 착륙시키고 시동도 그냥 걸어놓은채로 후다닥 불타는 기체서 떨어져나온 동체쪼가리 가지고 귀환했답니다.


제가 하도 황당해서 주변에 Jerry들은 없었냐, 겁은안났냐? 계속 물어보니


'when u r 21 with best war machine under ur belly, u dont feel fear much, feel invincible and most of all, I was young and dumb....'


21살에 최고의 전쟁기계를 몰고 다니면 겁이란걸 잘못느끼지, 무적이라는 느낌이외에는 그리고 무엇보다 난 어리고 멍청했거든 이라고 얘기를 하시더군요.


전쟁 말기라 새벽같이 돌아다니는 독일군들도 많지 않았고 특히 그때는 비행기소리만 들리면 길에서 전부 숨기바빠서 그랬지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다고ㅋㅋㅋ


공군에 오래 계셨냐고 물었더니 J** L***** colonel, US Air Force, ret. 라고 하시더군요, 영감버디 No1 미공군 대령 은퇴.


한참 이영감님과 얘기를 하는데 경쾌한 노크소리가 들리더니 문을 휙~열고 호리호리한 콧수염의 노신사 한분이 들어오시더군요, 그리고는 휴 그랜트+콜린 퍼스 같은 액센트로


'Oh bloody hell, please, don't tell me you are telling one of your old war rubbish again.'


오우 젠장, 제발 니 그 말도안되는 전쟁얘기 또한다고 말하지 말아줘 라더니 'this poor lad is about bored to die' 이불쌍한 친구가 지루해서 죽을려고해 라고ㅋㅋ


그얘기가 끝나자 마자 영감버디 No1이 'which war?' 이러셔서 뭔소리인가 했더니 무려 WW2, 한국전(김포비행장에서 근무), 베트남전(타이랜드 공군기지근무) 3번의 전쟁을 다녀오신ㅎㄷㄷ한 분이셨죠


바로 이 영국 신사분이 제 영감버디 No2 이시더군요. 은퇴하신 모주립대학 영어영문학 교수, 얘기로만 듣던 캠브리지 지져스 컬리지 출신이시더라는ᆢ전쟁때 이탈리아와 시칠리아서 영국육군 장교로 복무하셨다고 하시더군요.


암튼 이렇게 다분히 영미 스러운 노인네들의 만담을 그뒤로 1년 가까이 듣고 레포트 쓰고 심지어는 같이 놀러도 다녔지요, 두분이 전부 혼자사셨는데 No1은 암으로 평생girl friend를 10여년전에 잃으시고 그곳에 들어오셨고 No2는 타고난 자유로운 영혼이라 그시점 에서도 나이 10~15세 어린 여자분들과 데이트만 즐기시고 평생 결혼은 안하셨더군요.


거기에 플러스 덤으로, 부인과 졸혼하시고 사시던 집도 내주고, 그 양로원으로 들어와서 진종일 골프만 치시는 No1과 No2의 친한 친구분이 한분 더 계셨는데 이분은 +1 이라하겠습니다.


이분들과 심지어는 라스베가스 카지노 포커테이블에 앉아서 밤새도록 포커와 룰렛도 해보고, 제가 저녁식사도 몇번 만들어 드리고, 인턴쉽 인터뷰 갈때는 진정한 영국남자가 양복입는법, 인터뷰시 주의할점, CV(Resume)쓰는방법 등등 많은걸 배웠죠.


그렇게 거의 한 6개월정도 지났을무렵에 느닷없이 영감버디No1이 꽤나 이른 토요일 아침에 만나자고 하시더군요. 암생각없이 반바지에 폴로티만 입고 양로원 입구로 갔더니 No1, No2, +1이 거대한 쉐비 SUV(대통령 경호실서 잘타는) 앞에서 저를 기다리는데 알록달록한 골프복장으로 전부 있더라고요. 저는 그동안 좀 많이 친해지고 나이에 관계없이 진정한 friend라는 생각으로 지내다 보니 나름 말도 좀 싸가지 없게 했나봅니다. 영어는 높임말, 나이랑 상관없이 써서 그런거 참 편해요ㅋ


제가 'why yall guys dress up like a damn pimp?' 아니 왜들 길거리 기둥서방들 처럼 입은거야? 했더니 영감버디No1이 'oh yeah? shut up wise guy, u gonna golfing with us today, *** 's in the hospital, u r filling in.' 아 그래? 시끄러 이 마피아 건달같은놈아, 오늘 너 우리랑 골프치러갈거야, ***가 병원에 입원해서 니가 메꾸는거야 그래서 난 골프 제대로 쳐본적없다, 골프채도 없고, 신발도 없다고 하니 ㅍㅎㅎㅎ 웃고는 세영감들이 자기들끼리 중얼중얼 부시럭 부시럭 거리더니 셧업하고 올라타 그러더군요.


저보고 그 큰차 운전하라고 키 던져주면서ㅋ


그러고는 근처 젤 가까운 코*트* 로 갔습니다. 저 끌고 스포츠용품 섹션에 가서 젤 저렴한 골프채,가방,공, 신발 사서 그자리서 신어보고 자기들이 미친듯이 계산하고 나와서 동네 공항근처 퍼블릭 골프장으로 갔지요.


보통 그런 골프장 옆에는 드라이브 레인지가 있는데 거기로 저데리고 가더니 연습볼 버켓 2개를 가지고와서 영감 +1이 골프채 마다의 특성이랑 레인지 가리켜주더니 그립방법, 스윙자세 대강 가르쳐주고 힘으로 하는거 아니고 자연스럽게 치는거다, 머리들지마라 그러더니 'whack the damn ball!!' 그러더군요.


뭐 처음쳐보니 제대로 하나요? 진짜 엉망이었죠, 2버켓 거의 다 칠때쯤 되니 No2가 나타나서 시간 다 됐다고 빨리가야한다고 가방챙겨서 또 미친듯이 골프카트 나와있는거 타고 1번홀로 이동했지요.


제가 하도 황당해서 이거 아무리 크래쉬 코스로 가르쳐도 너무한거 아냐? 그랬더니


영감+1이 'when I was jump out of a plane at Sicily, no one tought me how to do after the landing, u'll be fine' 내가 시칠리서 비행기밖으로 뛰어 내렸을때 아무도 착지한 다음에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주지 않았어, 넌 괜찮을거다.


진짜 허걱~~ 소리가 나왔었죠


+1은 미육군 82공수사단 대위 출신으로 시칠리, 노르망디, 네덜란드 3번이나 실전낙하 경험있는 공수대원이라 그뒤에 한참 HBO서 방영하던 Band of Brothers 보고나서 잘 만들었는데 닭대가리들(101공수사단별명 82사단라이벌)이 주인공이라 무효라고ㅋㅋ


겁내 터프하기 이를데없는 참전용사 영감3이랑 새골프채 사자마자 2버켓연습볼 치고 바로 필드올라간 인간이 바로접니다ᆢㅡㅡ;;


그뒤로도 골프, 사냥, 낚시 등 진짜 술친구로, 인생선배로 나름 여유있고 건강한 3명의 영감님들과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만나뵙고 연락을 계속했었죠.


이분들을 만나고 나서 '아!!나이는 이렇게 먹어야되는구나!!' 제인생의 목표점이 된 분들이었습니다.


특히 No1은 제 인생의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 들어있는분중 하나라 앞으로도 이분에관한 얘기들도 좀 써볼까 합니다.


두서없이 써간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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