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talk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질문
"너는 어떤 계절을 좋아해?"
더 어렸을 때는 그 순간의 감정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
선택해서 대답했다.
"여름, 난 물놀이를 좋아하거든."
하지만,
지금의 나는 너무 확신에 찬 대답을 한다.
나는 4계절 모든 계절이 좋아.
이후에 대답을 들은 상대방의 황당한 표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는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
가을에서 겨울
겨울에서 다시 봄으로
넘어가듯
계절이 변해가는 모습이 좋다.
그리고 그 변화를 눈치채는 나의 모습이 좋다.
사람들은 계절을 발견하고자
그 모습이 뚜렷한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 모습은 가깝게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눈치채지 못할 뿐이다.)
출/퇴근을 하며 꼭 지나치는 집 앞 화단에는
동백꽃나무가 있는데
1~3월 사이 꽃봉오리가 생기면서 꽃이 피는 그 과정을
타임랩스처럼 매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는 시기들이 있다.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그런 때 말이다.
어느 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가던 중에
고개를 살짝 드니
하얀 팝콘처럼 만개한 벚꽃나무를 봤다.
"언제 이렇게 폈지?"
분명 한 순간에 핀 꽃이 아닐 텐데
내가 그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채
이 길을 오갔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 년에 4번이나 계절의 변화를 느낄 기회가 있다.
그런데 이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면
무언가 잘못됨을 느낀다.
그래서 최소한의 인생 방향으로 가지고 가려한다.
제목의 어투에서도 느껴지겠지만
(최소한) 계절의 변화 정도는 눈치채며 살아가자는 굳은 결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