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의 뉴런을 잇대지 않는 한, 우리는 타인의 생각을 절대로 100퍼센트 전달받을 수 없다.
내 뇌 속을 부유하는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전달할 가장 강력한 방법은 아마도 말하기 일거다. 말하기란, 기초적인 의사와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내 가치관과 태도도 전달하는 수단이다. 그게 내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말하자면, 말하기는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도 오해시킬 수도 있다.
요즈음 나의 말의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그 상대방은 내 딸이다. 그래서인지 늘 말조심을 해야 한다며 스스로 되뇌곤 한다. 말조심을 하자는 것은 한 발짝 더 들어가 보면 엄마로서 가치관과 태도에 진중해야 한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나의 딸만큼이나 나의 말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건 바로 나다. 말을 하는 사람은 화자이자 동시에 청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생각을 했고, 그런 말을 했으며, 그런 말을 듣는 것 모두 나로 점철되는. 스스로에게 좀 더 다정해지기 위해서라도 말조심을 다짐해 본다.
요즈음의 말들은 하나같이 빠르고 정신 사납다. 거의 초단위로 주고받는 티키타카와 언어유희와 자조가 반쯤씩 섞인 드립, 밈들.. 이런 말의 풍조 속에 나의 말도 덩달아 호흡이 빨라진다. 장난과 진담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속에 진중함은 사라지고 우아함은 스밀 틈이 없는 나의 말하기에 스스로 실망할 때도 많다. 말하기를 조금 더 깊게 생각하고, 말을 아끼고 골라서 우아한 말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