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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Mar 19. 2024

무임승선으로 배에서 쫓겨나다.

     

산타 크루즈 섬에서 사흘 동안 머물렀다.

그 사이 라보 데 마르 호텔 직원들과도 친해지고 한국에서 온 사람들도 여럿 만났다. 

 이사벨라 섬으로 가는 날이다. 

전 날 율리아나에게서 6시 30분에 부두로 나가서 "Destiny"라는 보트를 타라는 쪽지도 받았다. 





6시에 호텔을 나와 걸어서 부두로 갔다. 

갈라파고스는 섬에서 다른 섬으로 움직이려면 무조건 짐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배는 7시 반에 떠난다고 했다. 

짐을 검색대 밑에 맡겨 놓고 아침 먹을 곳을 찾았다. 아직 문을 연 곳이 없다. 

차라리 호텔로 가서 아침을 먹는 것이 나을 것 같아 호텔로 돌아갔다. 체크 아웃을 했지만 아침식사는 준다.


아침을 먹는데 누군가 입구에서 자꾸 우리를 쳐다본다. 

뭐지? 식사를 마치니 그 사람이 다가와 우리를 데리러 왔다고 한다. 걸어가도 되는데 짧은 거리지만 그의 차를 타고 부두로 갔다.


무슨 배를 타야 되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물론이라고..

그럼 잘 가라고 하며 헤어졌다.





아직도 시간이 남아 부두에 앉아 기다렸다.



짐 검사도 마쳤으니  벤치에 앉아 있다가 



 1불 내고 이런 수상택시를 타고 

이사벨라 섬으로 가는 데스티니호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데스티니호를 타고 짐을 짐칸에 넣고 구명조끼를 입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배안에는 승객 몇 명이 이미 와 있었다. 서로 통성명을 했다. 인디아나 주, 코네티컷 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택시가 한대 도착하더니 사람들이 우르르 탔다. 자리가 모자랐다. 


선장이 우리에게 오더니 표를 보자고 했다. 우린 표가 없다. 여행사에서 보내 준 여행 일정과 전 날 받은 쪽지를 보여 주었다. 

그걸로는 안된다며 배에서 내리라 했다.

구명재킷 벗고 짐을  찾아들고 택시 타고 부두로 향했다. 경찰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완전 범죄자 취급이다. 


언제 왔냐.. 어느 호텔에서 묶었냐? 여행사는??  물었다.  다시 처음부터 설명... 


경찰이 "안데스"라는 다른 배를 불러 주며 타고 가라 했다. 

안데스에는 스무 명의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정원 20명.. 우린 덤이다.




안데스는 출발하자마자부터 데스티니와 속도 경쟁을 했다.



몸이 의자 바닥에 붙어있을 수가 없었다. 어찌나 흔들리는지 사람들이 멀미를 시작했다.







몹시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고 

초연한 사람도 있었다.





젊은이들은 같이 괴로워하고 






 나이 든 사람들은 각자 견뎌냈다.

세 시간을 이렇게 갔다.


이사벨라 섬에 도착해 부두세 일인당 10불을 내고 

 밖으로 나가니  가이드가 "두 한국사람(Two Korean)"을 기다리고 있다.




부두에서 안내원을 만나 아침에 일어났던 일을 이야기했다.

그는 여행사 책임자에게 전화로 보고하고 정중하게 사과했다.

여행사에서는 예약도했고 뱃삯도 냈다고 한다. 

지나간 일 

사람이 하는 일인데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다.  

이사벨라섬은 적도가 지나간다. 해마(Sea Horse)처럼 생겼고  갈라파고스에서 제일 큰 섬이다.

섬은 크지만 산티아고나 산 크리스토발만큼 마을이 발달되어 있지는 않다.  


비야밀한가운데 있는 빈센트 호텔에 짐을 내려놓고 

점심 먹기 전 습지를 돌아보기로 했다.

플라밍고가 한가하게 노닌다.  

Breeding Center로 갔다.

1998년 이사벨라 섬 북쪽에서 세르노 아줄 화산이 터졌을 때 다 죽을 뻔한  이사벨라 거북이들을 헬리콥터로 구해왔다. 환경 좋은 이곳에서  번식시켜 어느 정도 자라면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오른쪽은 암놈이다.

암놈은 배가 평평하고 수놈은 배가 ㅅ 자처럼  곡선이다. 짝짓기 하기 좋게 진화된 것이라고 한다. 


큰 건 수컷, 작은 건 암컷..  오른쪽 코너에서는 무슨 일이??  

거북이 암컷은 짝짓기를 싫어한다고 한다.

힘센 수컷이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코너로 몰고 가서 강제로 짝짓기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화산에서 구해 온 몇 마리가 16년 만에 수백 마리가 되었다.   


Muro De Lagremas (무로 데 라그리마스)

1940년대 에쿠아도르 본토에서 죄수들을 이곳에 데려다 수용했다.   

그 들에게 이 담을 쌓게 했다.  

적도 위에 있는 이 섬에서 맨손으로 돌을 다듬어 하나하나 올릴 때 그들은 죄를 뉘우쳤을까?

운명을 저주했을까?

네 운명을 사랑하라는 말이 귀에 들어왔을까?



Brazo De Mar라는 inlet으로 갔다.

이 게는 바위와 같은 모습으로  상당히 진화를 잘했다. 바위인지 게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White Sands에 갔을 때 만난 도마뱀은 하얗게 진화했다.

  

거센 파도 위의 맹그로브, 그 위에 앉은 펠리컨.    

 

저처럼 생긴 바위 위에 누워 바위의 일부분이 된 듯한 바다 이구아나.  

손가락 발가락 정확하게 다섯 개씩.    

아잇 깜짝이야.   여긴 펠리컨 천국이다.  

물속의 고기를 보고 정확하게 들어가 먹이를 잡아내 온다.

멋진 랜딩.  

소풍 나온  이 동네 사람들을 만났다.  

내가 만난 갈라파고스의 사람들은 순하고 행복해 보였다.

이 동네 관광버스와 운전사.

자신은 행복한 감자라고 했다. 


점심 먹으러 간 식당 "Volcano"의 웨이트리스.

그녀의 웃음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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