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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Apr 04. 2024

사자섬에 가는 길에 만난 세상 귀여운 바다사자

     


 아침 여덟 시 스노클링 장비 가게 청년이 호텔로 우릴 데리러 왔다.

가게까지 얼마 되지는 않지만 바닷물과 바람에 단련된 듯한 그 청년은 맨발이었다. 

내 몸에 맞는 스노클링 장비를  빌린 후 각서 같은 걸 쓰라는 걸 보니 이번 것은 좀 센 건가 보다. 목숨 걸고 모험하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 팀의 리더가 장비는 자기네가 가지고 갈 터이니 부두로 가서 기다리고 있으라 했다.


자그마한 보트에 16명이 타고 잠자는 사자라는 뜻을 가진 Leon Dormido로 향했다.

갈라파고스는 보호 차원에서 모든 배는 이 근처에서 두 시간 이상 머무르지 못한다.

우리 보트는 12시에서 2시까지 허락을 받아  근처 섬에서 기다려야 한다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12시에 맞추느라 잠시 중간 기착지에서 쉬었다. 

갈라파고스에 와서 바다사자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어리고 귀여운 놈은 처음이다. 

가이드가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자다가 외부 사람들의 등장에 화들짝 놀랐다.  

엄마는 더 자고 싶고 아기는 엄마와 놀고 싶어 했다.


엄마가 자니까 심심해...

엄마 나랑 놀자...  

아.. 심심해.   

  

   

엄마, 좀 일어나 보세요..   

엄마~~~   사람들이 자꾸 쳐다봐서 못 자겠어요... 

나도 엄마처럼 자야지..   


  돌베개를 베면 좀 잠이 오려나...  

할 수 없다... 나도 자야지. 





귀여운 아기 바다사자를 보고 있는데 허락된 시간이 되었다.

다시 배를 타고 레온 도르미도 섬으로 접근했다.



대장이 설명한다. 

여기 내려 줄 테니 저 바위의 갈라진 틈으로 들어가서 파도가 오른쪽으로 치면 오른쪽으로 돌고 

파도가 왼쪽으로 치면 왼쪽으로 돌라고...

배는 상황 판단해서 반대편에 가 있겠다고 했다.

긴장과 기대가 한꺼번에 와락 밀려온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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