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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ul 12. 2024

1957년 미국청년의 눈에 비친 서울,

그리고 53년 후 

 오래전  우연히 알게 된 오하라(O'Hara) 씨는 내가 한국에 간다고 하니 그가 오랜 세월 간직해 놓았던

 사진을 나에게 보여 주었다. 1957에서 1959년까지 주한 미군 통역사로 와 있는 동안 찍은 사진들이다.

폐기종으로 산소통의 도움을 받아야 숨을 쉬는 그는 한국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데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갈 수 없다고 했다

귀한 사진들을 받으며 나는 가능한 한 그가 기억하는 한국의 그 장소에 가서

사진을 찍어 가지고 보여 드리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한국은행 본점 1957년


한국은행본점


1957년 서울 중앙우체국



현제 서울 중앙 우체국, 신세계백화점, 한국은행이 만나는 광장



1958년 충무로 태극당

그 당시 젊은이들이 모여 빵을 사 먹으며 데이트를 했다고 했다. 영어를 배우려는 여대생들이 그 당시에도 많았다고 했다


충무로에 태극당은 없었다.



 태극당이 이 근처에 있었을 것 같다.



1958년 정릉




더 걸어 올라가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가니

이런 모습이 있지만 여긴 아닌 것 같다.


지금은 흔적조차 없어 찾는 것을 포기하다.... 


1957년 미아리 근처그의 부대가 미아리에 있었다고 했다


그 어려운 시절에도 UN의 원조를 받아서 지었다는 서라벌 예술대학.

1957년 미아리 근처

옛 주소가 돈암동 산 3-1 이라는데

지도를 검색하여 가장 가까운 곳까지 갔으나 역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1958년 혜화동 로터리의 한국 신사



한국 신사는 안 계시지만 서점은 있었다.


이 책방은 장욱진 화백이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느라 서울 대학교 교수직을 내어 놓은 후 그의 부인이 운영하였던 곳이다.

그의 부인이 교과서를 판매하여 집안 살림을 꾸려 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SINCE1953.... 

큰 서점들 때문에 작은 서점들이 견디지 못하는 이 시기에

아직도 버티고 있는 것이 대견하다. 


서울만 변한 건 아니었다   

내가 찍어간 서울의 사진들을 보며 너무나 신기해하고 좋아했는데  지금은 돌아가셨다.

"이 산소통만 아니면 너랑 같이 한국에 갈 텐데"라고 몇 번이나 말하던 그의 마지막 모습이 가끔 생각난다.


1957년 O'Hara군                                                               2010년     O'Hara 옹  



긴 역사로 보면 53년은 잠시인데

옛 사진 속의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는 것을 보면  많은 것을 변화시킨 참으로 긴 세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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