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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Sep 10. 2024

유프라시안 바실리카, 포레치 대성당

크로아티아번개여행

풀라에서 한 시간쯤 서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포레치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마을은 길이 400미터 폭 200미터의 작은 반도로 되어있다.  그 한가운데  모자이크와 기독교 예술품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유프라시안 바실리카가 있다 


들어가는 문도 화려한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바시리카답게 안내도 천사가 한다. 상당히 엄하다.

"여기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입니다.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는 들어갈 수 없고요,

안에서 음식을 먹거나 마시면 안 되고요, 담배, 휴대폰도 삼가 주시고 

개는 입장이 안됩니다..." 


기독교 박해가 끝나자 365~378년 사이에 지은 기도하는 안마당위에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난 후 비잔티움 시대인 6세기에 지은 성당과, 주교의 궁전과 세례소로 구분되어 있다. 




특별한 느낌이 드는 성당 내부였다.

바시리카의 특징답게 왼쪽 오른쪽에 기둥이 있고 

안으로 걸어 들어 갈수록 그 화려함이 느껴졌다  

천천히 걸어 들어가면 사람의 마음을 압도하는 제단이 있다.


 제일 위에 예수님과 열두 제자의 모자이크화가 있다. 예수님은  손에"EGO SUM LUX VERA"라는 글을 들고 계신다. "I am the true light"라는 뜻이란다. 그 아래는 신을 상징하는  어린양이 가운데 있고 기독교 박해 때 이 지역에서 순교한 열두 명의 여인상이 있다. 그 아래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고 천사들이 옆에 서 있는데 왼쪽에서 두 번째 집을 들고 있는 사람은 이 성당을 지은 유프라시우스 주교이고 그가 들고 있는 집은 이 성당의 모형이다. 그 밑에는 그의 업적을 기리는 말들이 적혀있다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 밑에 분홍 캐노피에는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 "아이를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전하는 모자이크화가 있다.



성모의 보석을 상징하는 제단은 터어키의 말마라 지역에서 가져온 돌들로  대단히  화려하다

Ciborium이라 부르는 캐노피 뒷부분에는 마리아가 잉태한 후  세례 요한을 임신 중인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간 그림이 있다. 



종탑에 올랐다.

이 종소리를 들으며 믿음으로 살던 사람들의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조각과 그림이 얼마나 정교하고 예쁜지 돌을 쪼으고 그림을 그린 사람들의 정성이 느껴진다.



8 각형으로 된 세례 소 천정,                                    세례소의 예수상



성당 뒤로 나가면 기도하는 안마당이 있는데 그 바닥의 모자이크가 또한 예술이다.

여기는 4세기 후반 로마 귀족의 집이었다고 한다. 안마당의 모자이크가 폼페이에서 보았던 것과 흡사하다. 



주교의 궁전(Bishop's Palace) 안에 여러 조각과 성화들이 전시되었다. 

전쟁과 지진으로 허물어지고 많이 상했어도 조금 남은 부분에서 그 화려함을 상상할 수 있었다 


주교님의 옷,                       주교가 신자들을 만나던 의자


정말 아름답고 훌륭한 성당이었다. 사람들은  이 성당을 유프라시우스 주교가 지었다고 말하고 그 자신도 그렇게 생각해 성당 안에 자신의 업적을 새겨놓았다. 그분 덕에 우리는 1500년 후에도 아름다운 성당을 보고 감격한다. 


 


터어키의 에베소에 갔을 때 맨질맨질한 돌 길이 미끄러워 사람들이 넘어질까 봐 돌마다 흠을 내어 놓았다는 설명을 들었는데 이 길에도 돌멩이에 흠을 파 놓았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제정 로마시대의 길이 여기까지 나 있었다. 로마에서 여기까지 약 800킬로, 로마에서 에베소까지 거의 3000킬로다. 

2000년 전 길을 내고, 수로를 놓고 날마다 목욕하고 물청소를 할 만큼 문화가 꽃 피었던 로마시대의 오래된 길을 걸었다. 

기독교가 허용된 지 불과 300년 만에 이런 아름다운 기독교 문화가 꽃이 피었다. 시스틴 성당의 천장 벽화를 미켈란젤로가 그렸다는 건 사람들도 다 아는데 믿음을 가지고  땅에 무릎을 꿇고 눈 빠지게 한 조각 한 조각 모자이크를 만든 사람들과 온갖 정성으로 예수님과 마리아를 모자이크 한 사람들은 이름도 없다.

그래도 세상은 이름 없이 열심히 산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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