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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Sep 07. 2024

2천년 고도 풀라에서

크로아티아번개여행

크로아티아 여행의 마지막 목표가 이스트라 반도의 끝에 위치한 풀라였었다 풀라에는 100만 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있고 기원전 177년에 로마가 쳐 들어와 로마제국의 속국이 되었다. 로마제국이 한창일 때는 10번째 도시가 될 만큼 번성해서 지금도 원형경기장을 비롯한 로마의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1세기에 지은 아레나라고도 하고 암피티어터라고도 부르는 검투사 경기가 열렸던 원형경기장이 있다. 



2천 년의 세월과 수많은 외침을 견디어낸 건물이다.



로마에 있는 콜로세움보다 상태가 더 좋다. 뭇쏠리니가 집권했을 당시 이걸 뜯어서 이태리 본국으로 가져가려고 견적을 내어보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포기했다고 한다.



2만 명을 수용하는 이곳은 세계에 남아 있는 원형극장 중 보존이 가장 잘 되어있고 제일 큰 6개 안에 든다고 한다.






대성당은 지금도 일요일이면 미사를 드리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하나라 고한다. 특히 제단이 아름답다는데 문이 잠겨있어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로마이었기에 당연히 신전도 있다. 처음에는 다른 신전도 여럿 있었을 거였다는데 지금은 이거 하나 남아있어 여기가 로마제국의 일부였다는 걸 말해 준다.



신전 기둥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포럼.



로마시대 만들어진 참 오래된 길을 걸어본다.

밀라노의 두오모 성당이나 베니스의 성 마르코 성당과 광장, 로마의 바티칸 성당에서 그 웅장함에 기가 질려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다.



 이 길을 2000년 전 로마인들이  토가를 입고 샌들을 신고 걸었을 것이다. 



구 시가를 다 돌고 나니 성문이 나온다. 세르게이 개선문이다. 기원전 27년 악티움 대전에서 이기고 돌아온 남편을 위해 세르게이의 부인이 세웠다고 되어있다. 부인이 어찌 세웠겠나.. 비용만 냈겠지...










아치 한가운데 헤라클레스의 머리가 희미하게 남아있는 헤라클레스 문.






하드리아누스 황제 때 만들어진 쌍둥이 문.



로마제국의 멸망 후 1600년이 지나며 비잔틴제국 신성로마제국, 베네치아 공화국, 나폴레옹의 프랑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1차 세계대전 후의 이태리 그리고 티토의 유고슬라비아...

이렇게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어도 이 유적들이 남아있는 게 신기하다.


뭇쏠리니가 1920년 이 땅에서 슬라브족을 모두 몰아내고 이태리 사람들을 유입시키며 

"우리 이태리 사람 5만을 위해 야만인 50만 명쯤 없애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다.

2천 년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도 이런 지도자가 나왔다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나쁜 지도자 한 명이 얼마나 무서운 일을 저지르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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