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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Sep 12. 2024

아퀼레이아 성당의 모자이크

크로아티아번개여행

이 작은 도시에 아주 특별한 성당이 있다.

초창기 기독교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교회다.


서기 313년 기독교 박해가 끝나자마자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분인 사도 마가의 제자 헤르마고라스가 지었다. 그 후 네 번이나 파괴되고 다시 지어 그때의 건물 모습은 알 수가 없지만 바닥의 타일은 1700년 전 그대로이다.

이 성당 바닥의  모자이크 타일은  760평방미터나 되어 세계에서 가장 넓은 초기 교회의 모자이크 타일이다. 

타일 위를 걸어 다니지 못하게 성당 안에는 양쪽으로 투명하게 비치는 바닥이 깔려있어 그 위를 걸어 다니며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사 계절의 나무와 꽃, 노루와 새, 풍요로운 열매는 천국을 상징하고 노루 위에 보이는 빵과, 새가 먹는 열매는 잘 믿은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라고 한다.

믿음이 좋았던 순교자와 기부자들, 그들은 천국에서 축복을 받는다.

르네상스 이전의 작품답게 웃지 않는다.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했던 기독교 신자의 상징, 물고기 모자이크는 특별하게 정교하다, 반짝이는 비늘이 살아 있는 듯, 금방이라도 뛰쳐 올라올 것 같다.


성당 안의 피에타 상, 바티칸 성당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에 비하면 많이 약소하고 언발란스다.

예수님의 상체를 한 손으로 받치고 있는 마리아가 힘겨워 보인다.



성당 정면의 프레스코화는 11세기에 그려진 것이다.


이 성당은 순례자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서 그런지 손님들을 배려해 준다.


제단 위까지 올라가도록 허락해 주고 사진도 자유롭게 찍도록 해 주어 편하게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제단 한가운데서 내려다보면 요나를 잡아먹은 바다괴물이 있고 배와 어부도 있고 문어, 크고 작은 바닷물고기, 말미잘도 있다.

여기서 배는 교회를 상징하고 그물은 천국을 의미한다고 한다.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누구나 와서 볼 수 있지만 거의 천년동안은 아무도 볼 수 없었다.  1031년 성당 재건 때 당시의 주교님이 이 타일 위를  희색과 붉은색 타일로 덮어버렸다.  1909년~1912년 3년에 걸친 제거작업이 있기  전에는 아무도 볼 수 없었다. 하마터면 세계적인 보물 초창기 기독교 교회의 타일이 영원히 묻혀 버릴 뻔했다. 사람들의 안목은 참 많이 다르다. 

 

1031년 이 현대식(?) 기둥을 세우느라 바닥이 상한 부분도 많이 있다.



아름다운 무늬의 천장은  바닥이 만들어지고   천년 후에 지은  비교적 새 작품이다.


세례 소





전날 아퀼레이아 성당을 보고 휴양도시 그라도에서 일박하였다. 오래된 호텔은 깨끗하고 조용했다.

밤에는 비가 몹시 내렸는데 아침이 되니 다행스럽게도 날이 개었다. 호텔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자그레브를 향해  출발이다. 크로아티아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휴양도시 그라도는 한쪽에는 라군을 다른 쪽에는 바다를 면해 양쪽으로 바다를 볼 수 있다.


아침을 먹으며 전 날 보았던 아퀼레이아 성당의 설명서를 보니 꼭 보아야 할 것을 빠트려 돌아가는 길에 잠시 다시 들르기로 했다.  


성당 마당에는 로마 건국신화에 나오는 늑대 젖을 먹는 쌍둥이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상이 높이 올라앉아있다.


아홉 시 전에 도착하니 아직 문을 열지 않아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기다렸다. 


9시 정각,

육중한 문이 스르르 열렸다


초기 기독교의 상징 수탉과 거북이. 닭은 새로운 날의 빛을 뜻하며  예수를 상징하고 거북이는 어둠의 상징, 악마라고 한다. 해설에 의하면 믿는 사람들은  영원한 삶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죄와 싸워야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초기 기독교의 테마와도 같은 의미라서 문에 들어가자마자 보인다. 이 부분이 이 초기 기독교 예술의 대표적인 모자이크 타일 이라는데 전 날 못 보고 지나쳤었다. 

한국의 아름다운 것들은 대부분 절에서 볼 수 있고 유럽의 아름다운 것들은 거의 교회에서 볼 수 있다. 믿음의 힘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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