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깍쟁이의 신혼일기(0)
10분 뒤 4 정류장 전.
집을 떠나기 전 휴대폰으로 버스시간을 확인한 뒤 집을 나섰다.
35분 뒤 13 정류장 전.
버스정류장 버스도착시간 알리는 전광판의 불빛
내가 확인한 시간과 전혀 다른 매직을 보았다.
하지만 이런 매직에 놀랄 틈도 없이 미리 예매해 둔 기차시간이 다가오기에 재빠르게 휴대폰을 켰다.
이 정류장엔 내가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 대체버스가 없어 급하게 다른 정류장의 버스시간을 알아본다.
하지만 도보 15분 걸리는 정류장과 4분 뒤 도착한다는 대체 버스...
좋아! 나에겐 택시가 있어!
호출 가능한 택시가 없습니다.
지금 타지 않으면 기차시간을 놓친다.
결국 기차시간을 시간을 변경하고서 정류장 의자에 털썩 앉아 남편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나 - 나 서울 갈래!!!!
남편 - 또 버스 안 와? 아구 어떻게 ㅠㅠ
내 짜증에도 남편은 항상 말을 이쁘게 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ㅠㅠ' 이모티콘은 너무 얄밉고 위로가 되지 않는다. 서울에선 대체버스가 너무나도 많았기에 당연하게도 경기도의 버스 시스템도 같을 거라고 생각한 나의 불찰이었다. 그 뒤로 경기도민의 대중교통사용법을 검색해 보니 고충과 애환이 한가득이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동지애가 생기면서도 경기도에서의 삶을 만만하게 본 내가 바보같았다. 그러나 남편과 햄볶는 아름다운 결혼생활을 꿈꾸며 서울에서 당연했던 삶들을 뒤로하고 경기도에 정착했다.(당분간은?) 앞으로 내가 몰랐던 경기도라이프가 불쑥 튀어나올텐데 그때는 좀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남편에게 덜 투덜거려야겠다. 라고 오늘도 다짐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