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완벽주의자의 도전)
나에게 새로운 일을 행동으로 옮겼다는 건 이미 머릿속으로 수백 번의 시뮬레이션과 실패를 경험했다는 이야기와 동일하다. 남들은 시작이 반이라지만 나에게 시작은 일이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그 어디쯤의 에너지와 비슷해 머리에서 행동으로 옮겨지는 순간 굉장한 피로감과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나의 핸드폰 메모장에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 폴더가 따로 있다. 결국 하나도 하지 못한 채 눈만 흘기고 있지만…)
그래서 일단 계획을 완벽하게 짜고 나면 한 템포를 쉬어줘야 시작할 힘이 난다.
(한 템포라고 했지 5분이라고는 안 했다.)
5분, 10분, 30분 타이머를 맞추고 또 맞춘다.
내가 이번에는 꼭 일어난다. 일어나!! 일어나라고
잠깐 쉰다고 방바닥과 인사를 했지만 벌써 반나절이 지나버렸다.
너무 거하게 쉬고 왔으니 계획을 다시 짠다. 아주 디테일하게 이번에는 꼭 성공할 수 있는 플랜 비로…
미룰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미룬다.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완벽한 계획을 위해 계속 계획을 세우고 실패를 하고 우울해하고 다시 계획을 한다.
하지만 게으른 완벽주의자인 내가 미루지 않을때가 있는데 그건 바로 마감이 있을 때.
만화에 나오는 히어로들처럼 마감이 나에게는 마술봉 같은 거다.
여기에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 하는 완벽주의자의 성향이 더해져 마감이 있는 일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완벽하게 마무리를 해낸다.(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이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3년간 꾸준히 해왔던 작업이 인터넷신문 제주의 소리에서 칼럼을 연재하는 일이었다. 격주로 매주 토요일 칼럼을 연재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매달 새로운 제주 삼촌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해야 하는 스케줄이다.
프로걱정러이고 (대부분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일 때가 더 많고)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 하는 완벽주의자 성향 때문에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그 시작은 매번 무게감과 고통스러움이 된다.
하지만 취미가 계획 세우기와 정리하기로 그 계획에 따라 일이 진행될 때 편안함은 느낀다.
이런 나에게 텀블벅 펀딩은 시작부터 안정감을 주었다.
펀딩을 시작해야만 하는 작은 이벤트가 있었고 (이건 다음화에서 자세히)
펀딩 준비기간 동안 촘촘하게 데드라인이 계획되어 있어 게으른 완벽주의자에게 딱 맞춤 플랫폼이었다.
펀딩도 브런치 북도 모두가 처음이니 오히려 마음은 홀가분했다.
될 이유보다 안될 이유가 훨씬 많은 초보의 프로젝트이니 실패할 용기를 부여잡고 펀딩 도전기를 브런치에 하나하나 기록해보려고 한다.
완벽주의자가 극단적이 되면 시작하는 것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과도하지 않은 범위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를 추천드립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든
프로고민러든
제 이야기에 공감이 되셨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펀딩에 다정한 응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