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신부수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졸업 축사

기억에 남을 마지막 당부

어제 서울대 의과대 졸업식에서 김정은 의과대학 학장은 말했다.


"지금 의료계는 국민들에게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여러분이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에 숨은 많은 혜택을 받고 이 자리에 서 있다."


정확한 지적이다. 소위 일류대 엘리트에다가 의사인 이들이 지금 서 있는 자리가 오직 자신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나라 교육은 실패한 것이다.


학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중요한 이야기도 한다.


"의사라는 직업은 국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회에서 함께해야 하는 숭고한 직업이기에 의사가 숭고한 직업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려면 높은 경제적 수준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이나 집단의 이득까지 내려놓을 수 있는 사회적 책무,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그런 희생없이 존경받는 의사는 있을 수 없다.


학장은 한번 더 강조한다.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진 의사, 사회적 책무성을 위해 희생하는 의사가 될 때...국민 신뢰 속에 우리나라 미래 의료·의학계를 이끌어갈 수 있다...서울대 의대에서 배우고 익힌 것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이라고 생각하고 훌륭한 지식과 능력을 주변과 나누고 사회로 돌려주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항상 생각하라."


훌륭한 졸업축사다. 그러고보니 최근에 또다른 멋진 졸업 축사가 있었다. 가수 이효리가 국민대에서 한 졸업 축사다.


"그냥 여러분들 마음 가는 대로 사세요. 여러분들을 누구보다 아끼고 올바로 인도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여러분 자신이며, 누구의 말보다 귀담아 들어야하는 건 여러분 자신의 마음의 소리입니다...


누구에게 기대고 위안받으려 하지 마시고, 그냥 '인생 독고다이다.' 생각하면서 가세요. 외로움과 친구가 되세요. 그러다 보면 정말 소중한 인연을 만날 때가 있고, 그럼 또 잠깐씩 위안받고, 또 미련없이 갈 길 가야죠.


말에는 큰 힘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살면서 몸소 체득한 것만이 여러분 것이 될 것입니다. 나가서 많이 부딪히고 많이 다치시고 많이 체득하세요. 그래서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세요.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응원하겠습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만들라는 격려와 응원, 이효리다운 멋진 졸업 축사다.


그러고보니 뉴욕대학교(NYU) 졸업식에서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한 졸업 축사는 상상을 초월한다. 졸업 축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여러분은 마침내 해냈습니다! 근데 엿됐습니다.(You made it! And you are fucked.)"

매거진의 이전글 맥주 마시는 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