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 결핍이 틔운 상상의 나래
7화 2026. 1. 12. 월요일
“엄마, 저 요즘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어? 그게 무슨 소리야?”
“제가 평소에 꿈을 잘 안 꾸거든요. 작년에도 일 년 동안 꿈을 꾼 기억이 열 번도 안 될 정도예요. 그런데 요즘은 잠들면 매일 꿈을 꿔요. 책을 읽으니까 상상력이 풍부해져서 그런가 봐요.”
어제저녁, 9일 차 ‘읽걷쓰’를 마치고 침실에 누워 있는데 지후가 다가와 툭 던진 말이다. 책을 읽으니 꿈도 꾸는 아이가 되었다니. 아이의 뇌 속에 잠들어 있던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비로소 기지개를 켜는 모양이다.
지후는 일 년 넘게 잠들기 전 꼭 나를 안아주며 문안 인사를 한다. 캠프를 다녀온 뒤 생긴 이 예쁜 습관은 이제 안 하고 자면 허전할 정도다. 지후가 나가자 이번엔 스물둘 큰아들 유찬이가 들어와 나를 안는다. “유찬아, 웬일이니?” 물으니 지후가 시켰단다. 동생이 밤마다 엄마와 ‘읽걷쓰’를 하며 엄마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더니, 형에게도 이 사랑의 실천을 권한 것이다. 어제 9일 차에는 《고전이 답했다》를 20분간 읽고 토론을 이어갔다. 지후가 기억에 남는 부분을 이야기했다.
“엄마, 여기 《토지》 이야기가 나와요. 저 어릴 때 엄마가 분리수거장에서 낡은 《토지》 책을 주워오셨던 거 기억나요. 박경리 작가님이 암 투병 중에도 이 대작을 완성하셨다는 내용이 나오네요.”
“맞아, 지후야. 너가 아마 유치원 다닐 7살 땐가 그 일이 있었을 텐데 그게 기억에 나? 엄마가 토지 책을 들고오면서 기뻐서 아마도 너희들에게 이 책이 얼마나 좋은 책인데 버리다니...하면서 안타까움과 기쁨을 동시에 이야기 한 것 같아. 그 책은 아직 엄마도 다 읽지 못했네. 하지만 너희 어릴 때 청소년판 《토지》를 읽고 구례의 토지 마을에 다녀온 적이 있지. 분당에 사는 임선생님이랑 둘이서. 작가는 단 한 번도 그 마을에 가본 적이 없는데 오직 상상만으로 그 배경을 그리셨대. 그런데 실제 마을과 작품 속 묘사가 너무 닮아 있어서 신기했단다. 우리 가족이 나중에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야.”
우리는 원주와 통영의 박경리 문학관을 다녀왔던 추억을 더듬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나는 안방 서재 구석에서 15년 전 분리수거장에서 구출해온 낡은 《토지》 전집을 꺼내 보여주었다. 지후는 그 책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이 책에서 ‘부족함’이 있어야 한대요. 결핍이 있어야 사람은 성장한다고요. 전 완벽한 게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적당한 결핍이 있어야 겸손해지고 다시 채우려고 노력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 지후야. 너와 이런 시간을 갖게 된 것도 결핍에서 시작된 엄마의 아이디어였어. 그 덕분에 지후와 이렇게 깊은 이야기를 나누니 얼마나 좋니.”
이어 <고전이 답했다> 책속에서 이야기를 더하게 되었다.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속 ‘젊은 정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후는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젊은 정신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꼽았다. 어릴 때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모두 보여주었던 것이, 이제는 작가의 정신을 분석하는 힘으로 되돌아오고 있었다. 엄마로서 더없이 뿌듯한 밤이었다.
※ 이 가이드는 27년 차 독서지도사 엄마의 현장 경험과 AI의 전략적 분석을 한데 모은 [사춘기 진로 독립 실전 매뉴얼]입니다. 고2 둘째 아이 지후와
매일 밤 부딪히며 다듬어온 이 로드맵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님들께 작게나마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눕니다.
� AI 활용 읽걷쓰 전략 가이드
1. 독서는 뇌의 ‘상상력 회로’를 깨운다 지후가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것은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게임이나 영상은 뇌를 수동적으로 만들지만, 독서는 뇌를 스스로 상상하게 만듭니다.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아이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축하해 주세요.
2. ‘버려진 책’도 소중한 교재가 된다 15년 전 분리수거장에서 주워온 책을 버리지 않고 간직한 엄마의 모습은 아이에게 ‘지식에 대한 경외심’을 가르칩니다. 고전 속 이야기를 읽고 실제 집에 있는 그 책을 직접 만져보는 경험은 지식을 박제된 정보가 아닌 ‘살아있는 역사’로 체득하게 합니다.
3. ‘결핍’을 성장의 동력으로 인정하라 아이가 스스로 “적당한 결핍은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의 회복탄력성은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결핍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않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곧 공부이자 마케팅이며 사업의 본질임을 깨닫게 해주세요.
4. 어릴 적 경험(애니메이션 등)이 ‘비평의 눈’이 된다 어릴 때 보여준 좋은 영화와 예술 작품들은 아이의 무의식 속에 ‘안목’으로 쌓입니다. 지후가 미야자키 하야오를 ‘젊은 정신’의 사례로 꼽은 것은 과거의 경험이 독서와 결합하여 고도의 비평적 사고로 진화한 것입니다. 어릴 때의 문화적 자극이 훗날 인문학적 깊이를 결정합니다.
[� 27년 차 독지사 엄마의 '줏대' 한마디]
"부모가 지켜낸 '결핍'의 자리는 아이의 '상상력'이 채워지는 운동장이 됩니다."
아이에게 부족함 없이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만, 아이를 진짜 성장시키는 것은 완벽한 풍요가 아니라 '적당한 결핍'입니다.
15년 전 분리수거장에서 낡은 책을 주워오던 엄마의 안타까운 마음이 지후에게는 '지식에 대한 경외심'으로 남았습니다. 그 결핍의 기억이 있었기에 지후는 오늘 "부족함이 있어야 성장한다"는 삶의 진리를 스스로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부모의 줏대는 아이의 모든 결핍을 메워주는 것이 아니라, 그 빈자리를 '상상'과 '노력'으로 채울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주는 데 있습니다. 오늘 아이의 부족함을 탓하지 마세요. 그 부족함이야말로 아이의 뇌 속에 잠들어 있던 무한한 꿈을 깨우는 가장 강력한 마중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