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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희 Mar 03. 2024

간다라의 고대도시 탁실라

간다라 이야기 #11

인도의 아주 오래된 문헌 속에서 종종 간다라의 고대도시  '탁실라(Taxila)'가 등장한다.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서사라마야나(Ramayana)에 따르면, 탁샤실라는 주인공 라마의 동생 바라타가 만들어 그의 아들 탁샤가 다스리게 한 도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또 다른 고전 마하바라타(Mahabharata)는 탁실라에서 처음으로 낭송되었다고 전해진다. 두 서사시는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산스크리트 문학이, 세계에서도 가장 오래된 서사시로 꼽힌다. 그 외에도 힌두교의 베다 문헌, 불교의 자타카, 자이나교의 전승 등 매우 이른 시기에 쓰인 문서에서 심심치 않게 탁실라가 등장한다. 이와 같이 탁실라가 간다라를 대표하는 고도(古都) 임은 오래된 많은 기록들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파키스탄과 탁실라의 위치


탁실라는 고대로부터 풍요로운 도시로 유명하였기에 실크로드를 오가던 동서양의 상인들이 자주 들렀다. 그런 만큼 일찍부터 세계에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사실 탁실라의 이름은 탁실라가 아니라 '탁샤실라(Takṣaśilā)'였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탁샤실라를 음역하여 Taxila로 기록하였고, 그 옆의 로마인들은 Taxilla라고 표기하였다. 이 표기는 공교롭게도 현재의 도시를 부르는 이름이 되었다. 마치 지금 한국이 고려가 아니라 코리아라고 불리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한편 고대 메소포타미아 및 중동 지역에서는 탁실라를 아람어로 'Naggaruda'라 기록했다. 이는 이 도시와 관련된 자타카 이야기(불교 설화)를 의역한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라 한다. 또한 이 지역을 다녀간 중국의 현장 스님은 Chu-cha-shi-lo(呾叉始羅)라고 기록하였다.


고대 실크로드 실시실크로드의 주요 길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위치한 탁실라 살짝 벗어나 있으나 항상 등장하는 탁실라(출처: 위키피디아)


탁실라가 아주 이른 시기부터 큰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유리한 자연환경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에서 이어진 하자라(Hazara) 산맥과 머리(Murree) 산맥은 탁실라를 둘러싸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막기 좋은 자연 요새를 만들어 주었다. 또한 동서로 흐르는 하로(Haro) 강은 토지를 윤택하게 할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물을 공급하여, 안정적인 농업 수확량을 약속하였다. 이와 같이 사람들이 집단을 이뤄 거주하기에 적합한 천혜의 입지환경 덕분에 탁실라는 이른 시기부터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고대도시 탁실라의 입지, 북으로 하자라 산맥, 남쪽과 동쪽으로는 머리산맥으로 둘러싸여 있고, 하로강이 동서로 가로지른다.


탁실라가 고대로부터 융성하였음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증거 차고도 넘친다. 탁실라는 한 때 세계 4대 문명중 하나로 알려진 '인더스 문명(청동기)'을 탄생시킨 인더스? 강의 상류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탁실라의 인근에서 신석기시대의 유적도 확인되었다.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살았던 것을 보여주는 것 중 가장 이른 것은 하티알(Hathial, 기원전 10세기~기원전 5세기) 유적으로 넓은 범위에서 붉은 유약의 토기가 확인되었다.


탁실라 위성지도와 고대 도시들의 위치
(좌) 비르마운드 유적, (중) 시르캅 유적, (우) 시르숙 유적


탁실라가 도시로서 '융성'했음을 보여주는 보여주는 유명한 유적이 셋 있다. 오래된 순으로 비르마운드(Bhir Mound, 기원전 6세기~기원전 2세기), 시르캅(Sirkap 기원전 1세기~2세기), 시르숙(Sirsukh, 1세기~5세기)이다. 유적을 통해서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후 5세기까지 거의 천 년에 걸친 간다라 지역 고대도시의 변천과정을 있다. 역사가 길고 담겨있는 이야기가 많은 만큼 다음 화부터 도시유적에 대해 나씩 이야기해 나가고자 한다.


참고자료

Dr.D.K.Shahi, Spatial History and Cultural Geography of Taxila: A Search for the Buddhist Identity, Online Journal of Multidisciplinary Subjects, Volume-13, issue-1, 20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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